무주택 서민 보금자리 급해요

입력 2002-08-06 15:07:00

5일 오후 한국 해비타트가 주관하는 '한국 번개건축 2002'의 주사업지인 경산시 남천면 삼성리 문화마을 내 사랑의 집짓기 공사 현장.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오듯 하는 뙤약볕 아래에서 대학생과 직장인 등 4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건축자재 나르기와 망치질 등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집짓기에 여념이 없었다.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1주일만에 집을 짓는다는 뜻에서 '번개건축'이라 이름 지어진 이 행사는 5일부터 작업을 시작, 오는 10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올해 신축되는 16평형 연립주택인 '사랑의 집'은 경북 경산과 충남 아산에 각 16가구, 태백 18가구, 파주 4가구 등 모두 54가구. 1천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 동시에 번개건축에 들어갔다.

경산 현장의 자원봉사자들은 계명대와 영남신학대에 나눠 숙식하며 매일 오전7시30분부터 오후5시까지 작업에 나서고 있다. 1주일 행사 참가비용 14만~16만원도 모두 본인이 부담하는 등 철저한 자원봉사활동이다.

이번 행사에는 볼보건설기계코리아(주)가 6천만원의 후원금과 2천600여만원 상당의 건설장비를 지원하는 등 건축비용부터 노동일까지 전적으로 후원과 자원봉사만으로 이뤄지는게 특색.

입주자들은 월 17만원 정도의 관리비만 내면 되지만 입주조건으로 500시간 이상 노동일에 참가해야 한다. 시장 상인인 입주예정자 신모(42·경산)씨는 "내 집을 갖는다는 기쁨에 노동일이 힘든지도 모르겠다"고 즐거워했다.

1주일간 노동봉사에 참여한 볼보건설기계코리아(주) 직원 정은경(29·여)·박미영(28·여)씨는 "날이 더워 힘은 들지만 남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경산현장에는 일본인 대학생과 미국 유학생 등 40여명도 참여했다.

한국 해비타트 홍보실 이혜영 간사는 "번개건축의 주사업지가 경산이고 철저히 자원봉사로 이뤄지는 행사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해비타트는 그동안 대구 용계동 5가구와 경산 12가구를 비롯, 전국에 사랑의 집 250가구를 지었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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