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공론의 장 됐으면

입력 2002-08-06 00:00:00

1년여가 넘게 전국 각지를 돌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과 한을 카메라에 담아 온 한 젊은 여교수가 그동안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사진전을 열었다.

렌즈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기록한 주인공은 허현주(41·여) 중부대 사진영상학과 교수.

허 교수는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로의 한 갤러리에서 '빼앗긴 세월'(The Infringed Years)이라는 제목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전을 열고 있다.이 사진전은 '투쟁' '나눔' 그리고 '한의 시선' 세 마당으로 구성됐다.

'투쟁' 마당에서 그는 수요시위 등 각종 집회에서 '빼앗긴 세월'을 찾으려는 할머니들의 울부짖음을 표현했고, '나눔' 마당에서는 정대협 활동가, 자원봉사자, 나눔의 집 식구 등 위안부 할머니 주변 인물들의 따뜻하고 끈끈한 시선을 담아냈다.'한의 시선' 마당에서는 지금까지 허 교수가 국내 구석구석을 돌며 만난 위안부 할머니들의 세월의 한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허 교수가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접한 것은 10여년전 위안부 문제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고, 미국 뉴욕에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지부가 생기면서부터.

한국여성문제에 줄곧 관심을 지녔던 그는 귀국 후 3년 시간강사를 하고 재작년 정교수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강의가 없는 날이나 주말을 이용,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소재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과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아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다니면서 그들의 한과 힘겨운 삶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허 교수는 6일 "생존 위안부 할머니의 수가 애초 205명에서 현재 140명으로 해마다 줄어 안타깝다"며 "이번 사진전을 통해 잊혀져 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이 다시 한번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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