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제언-친척 못알아보는 청소년 많아

입력 2002-08-05 15:08:00

경찰에 몸담으면서 청소년 담당 형사를 5년 정도 했다. 청소년 담당은 청소년을 선도하는 일도 있지만 유해업소 단속과 청소년 관련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한다

. 청소년 관련 범죄를 조사하다보면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겪게된다. 한번은 아버지 친구에게 담뱃불을 빌리려다가 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버지 친구를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또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집단 싸움을 했는데 알고 보니 상대방 중 한사람이 바로 가해자의 고종사촌이었다.

지금의 부모들은 청소년 시절에 방학이 되면 제일 기대하는 것이 외가에 가거나 고모 집에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외사촌과 고종사촌을 알고 친척을 알게되어 친형제 자매 이상으로 정이 깊어졌다.

그리고 예전에 어른들은 친구들이 방문해 왔을 때 아들과 딸들을 불러서 반드시 큰절을 시키며 인사를 시키고 이름과 사는 곳 그리고 관계를 설명해 주어 언제 어디서 만나더라도 깍듯하게 대할 것을 교육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내 자식의 앞날을 위해 오로지 공부에만 열중하면 되고 친척집에 가는 것은 그만큼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인성교육은 뒷전이다. 그러다 보니 자라나는 청소년도 그에 따라 싫어도 부모가 시키는 대로 생활을 하고 친척은 알 필요 없는 존재가 되었다.

과연 지금의 청소년이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성함과 고모와 외가는 어디이며 고종사촌, 외사촌 이름을 다 알고 있을까.

안 그래도 하나만 낳아서 키우는 세태에서 우리 자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촌 없고 형님도 없으며 고모도 삼촌도 없는 사회에서 살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이 친척 없는 삭막한 세상에서 살지 않게 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게 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조상을 알게하고 혈연관계에 대한 중요성과 정을 알도록 하는 것이 청소년을 올바르게 키우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임진식(청송군 월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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