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론 "시한부 봉합"

입력 2002-08-01 00:00:00

◈盧후보-韓대표 3개항 합의

한화갑 대표의 '백지상태의 신당창당'발언에 이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후보직사퇴불가론 등이 맞부딪치면서 확산되던 민주당의 '신당창당론'이 1일 노 후보와 한 대표의 주례회동을 통해 일단 봉합됐다.

두 사람은 당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신당창당에는 이견이 없지만 8.8 재보선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 더이상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8.8 재보선 때까지 민주당내에서의 신당논란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당론을 둘러싼 각 계파간 세확산 등 물밑작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날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노 후보와 한 대표는 이낙연 대변인과 정동채 후보 비서실장이 동석한 가운데 신당창당을 둘러싼 양측간의 이견과 갈등을 해소하고 '비상한 각오로 당의 재건과 단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등의 3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합의문을 통해 "당의 단결과 재건에 관해 아무런 이견도 없음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며 노-한 협력체제의 유지를 재확인했고 8.8 재.보선 때까지는 신당론이나 개헌론을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이 신당창당을 둘러싼 구체적인 입장을 확인하거나 이견을 해소한 것 같지는 않아 8.8 재보선때까지의 시한부 봉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신당론을 제기했던 한 대표가 신당논의를 중지키로 한 것은 신당창당을 둘러싼 당내계파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총리임명동의안 처리에 악영향을 준 것은 물론 8.8 재보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노 후보와 한 대표의 신당구상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 후보는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당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

큰 변화를 해야한다"며 신당창당에 대한 공감대는 표시하면서도 "신당은 과거지향적이어서는 안되며 민주당의 틀을 깨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한 대표가 언급한 '백지상태의 신당창당'과는 분명하게 다른 것이다.

이날 주례회동을 통해 양측이 신당과 관련한 논의를 8.8 재.보선때까지 논의하지 않기로 한 것은 역으로 재보선 이후 본격적으로 신당창당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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