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소설 '백제서기'쓴 재수생 전성혁군

입력 2002-07-29 14:13:00

전성혁(19.대구시 북구 복현2동)군은 내달초 출간될 자신의 역사소설 '백제서기' 출판일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대구외국어고를 졸업하고 수능시험 준비에 바쁜 재수생의 입장이지만 평소 역사와 문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창작을 시작한 역사소설을 마무리 짓기 위해 남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군이 한국과 일본 역사의 비밀을 담은 소설 '백제서기'를 구상한 것은 지난해 연말.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이 매스컴에 연일 오르내렸고 일본 왕실에서 아이코 공주가 태어났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배경으로한 소설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과 인터넷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역사 지식과 상상력을 총동원했다. '일본 천황이 백제인이다'라는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책명만 알려져 있는 역사서 '백제서기'의 비밀을 풀어가는 것이 소설의 플롯.

왜곡된 사관으로 우리의 역사가 축소되는 경향이 많아 늘 못마땅했다는 전군은 이 소설을 통해 세계사 속에서 한국사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는 한 증거를 제시해보자는 뜻에서 집필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원고지 770장 분량의 이 소설에서 일본 왕실의 실제 인물의 실명을 그대로 설정, 사실성을 높이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물론 픽션이지만 소설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한국 청년과 일본 공주의 사랑 등 정치한 소설적 장치들을 동원하고 플롯을 교직시켜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평소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고교 재학시절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많이 한 것이 소설 집필에 도움이 됐다며 흥미로운 소재를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로 탈바꿈시켜 보았다고 말했다. 집필 과정에서 출판을 염두에 두었지만 출판사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고, 출판경험도 없어 걱정했지만 꼭 출판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몇몇 출판사에 투고했다.

다행히 출판사들의 반응도 좋았다. 서울의 한 출판사 사장이 자신도 평소 '백제서기'에 관심이 많았다며 의기투합, 출판을 결정했다.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어려운 한자가 내내 괴롭혔고,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인 탓에 역사적 사실 고증에 더욱 힘이 쓰였다. 하지만 이런 핸디캡도 그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소설에 대한 열정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일본의 실제 왕실인물과 사실적인 역사 배경에 독자들이 놀라워 할 것이라고 말한 그는 일본인들이 바른 역사의 진실을 일깨워 주기 위해 창작의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경북도경 강력계장 전종석(52) 경정이 부친인 전군은 소설 때문에 수능 공부에 큰 지장을 받지는 않았다며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마무리해 후련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작가들만이 맛볼 수 있는 성취감을 10대의 나이에 경험한 전성혁군의 꿈이 이번 여름에 '백제서기'로 이뤄졌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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