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10년연속 두자리 홈런

입력 2002-07-29 14:29:00

2대2, 연장전을 준비해야 할 듯한 9회말, 삼성의 선두 7번타자 양준혁이 타석에 들어섰다. 타격 부진이 장기화돼 하위 타순으로 떨어진 양준혁에 대해 관중들은 별다른 기대를 않고 있었다. 시즌 초만 해도 '위풍당당 양준혁'을 외치며 환호하던 그의 팬들은 잠시 나지막한 박수를 보낸 채 담담히 그의 등장을 지켜봤다.

두산의 마운드에 선 이상훈이 초구를 뿌리는 순간 양준혁의 배트가 바람을 가르며 돌아갔다. 쭉쭉 뻗어간 공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 '굿바이 홈런'이 되자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소리치며 바닥을 굴렀다.

삼성 선수들도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홈으로 들어오는 양준혁의 헬멧을 마구 두드렸다. '인화의 팀' 두산 선수들은 말없이 짐을 챙겨 총총히 덕 아웃을 빠져 나갔다.

먹이를 향해 맹렬히 달려드는 사자처럼 삼성 라이온즈가 질주하고 있다. 28일 대구경기에서 삼성은 양준혁의 끝내기 홈런으로 두산을 3대2로 제압, 홈 6연전을 5승1패로 마쳤다.

삼성은 후반기 들어 7승1패,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이날 LG에 3대4로 진 선두 기아에 3.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양준혁은 이 홈런으로 시즌 10호를 기록, 이만수, 장종훈에 이어 세번째로 10년 연속 두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은 주로 중간 계투로 나서던 라형진을 선발로 투입, 두산의 구자운과 맞서게 했다. 최근 삼성과의 5경기에서 확실한 선발투수들을 투입하고도 연거퍼 무릎을 꿇었던 두산은 구자운이 6이닝 동안 7안타 2실점으로 호투,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삼성의 라형진도 4와 2/3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잘 던져 대등한 경기를 이끌었고 이어 전병호와 김현욱, 노장진이 무실점으로 릴리프, 승리의 발판을 제공했다. 두산은 차명주에 이어 최근 승리를 날려버리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진필중 대신 이상훈을 투입했으나 고배를 마셔 6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28일 전적

두 산 000 110 000 - 2

삼 성 000 011 001 - 3(대구)

△삼성 투수=라형진 전병호(5회) 김현욱(7회) 노장진(8회, 8승3패12세이브) △두산투수=구자운 차명주(7회) 이상훈(8회, 3승5패) △홈런=심재학 12호(4회, 두산) 진갑용 16호(6회) 양준혁 10호(9회, 이상 삼성)

L G 4-3 기아(잠실)

현대 10-3 한화(수원)

S K 9-3 롯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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