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신용카드, 골프장, 스키장, 해외사채발행, 포털사이트 인수'에 나서는가 하면 보유중인 SK텔레콤 주식을 담보로 해외에서 대규모 EB(교환사채) 및 ADR(주식예탁증서) 발행에까지 나서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만 1조 3천억여원의 경상이익으로 사상 최고실적을 거둔 SK텔레콤이 문어발 확장의 선봉에 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KT 민영화에 지분 참여를 했고 6월 이후에만 △라이코스코리아 인수(446억원) △한국디지털미디어센터 지분 40% 인수(400억원) △일본 위성방송사업자인 MBCO 지분 14.2% 인수(300억원) 등을 성사시켰거나 추진중이다. 최근에는 전북은행 카드부문 지분 51%를 1천500억원에 인수, 별도 법인화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함께 그룹 쌍두마차인 SK(주)도 한국가스공사 민영화에 참여키로 하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SK(주)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정유업의 한계를 보완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이밖에 (주)정지원을 통해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면 오남산 117만여㎡ 부지에 골프장과 스키장 등을 갖춘 실버 레저시설 건설을 추진중이다. SK는 "이 골프장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9홀의 소규모로 실버타운내 시설의 일환으로 지어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SK가 이를 계기로 골프장 운영 등 레저업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지원은 남양주시 외에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에도 골프장 등 레저시설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04년까지 골프장과 스키장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올초 사업승인이 나기전에 벌목을 한 혐의(산림법 위반)로 남양주시로부터 고발을 당해 현재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SK 관계자는 "공격경영전략은 주변 경영환경이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 연구개발(R&D)비도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5천억원으로 책정해 생명과학과 차세대 정보통신, 신소재 등 미래 핵심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그룹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KTF와 LG텔레콤은 "연간 2조원 이상 순이익을 내는 SK텔레콤이 카드사업에까지 진출할 경우 카드상품과 연계된 다양한 할인상품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권 역시 "이동통신사가 지방 카드사업 부문을 인수해 카드사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SK측이 보유중인 KT주식과 KT가 보유중인 SK텔레콤 주식을 맞교환(스와핑)하는 제의를 외면하고 EB를 발행하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KT경영에 간여하려는 의도라"며 "해외에서 대규모 EB를 발행할 경우 발행가가 급락할 뿐만 아니라 이로인해 외환의 국내유입이 늘어나 최근 비상이 걸린 환율하락을 부채질하는 등 국가 경제에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용객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011가입자인 김성수(대구시 만촌동)씨는 "연초 8.3%의 요금을 내리면서도 엄청난 흑자를 기록한 SK텔레콤이 고객서비스를 향상하거나 요금을 인하할 생각은 하지 않고 문어발식 확장에만 열을 올린다"며 " 단말기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만큼 모든 영업이익은 이용자들의 서비스 향상에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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