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럼 선거' 의미있다

입력 2002-07-27 14:35:00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대통령 후보가 26일 제주서 벌인 정책대결은 자신의 경제정책 노선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소망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백화점식 정책으로 노선이 분명하지 않았고 노선을 제시한다해도 이를 구분화 하여 유권자로 하여금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두 후보들은 모두 강연에서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강조하면서도 이 후보는 "성장하지 못하는 경제에는 희망이 없다"면서성장 쪽에 무게를 두었다. 이에 반해 노 후보는 "분배가 성장을 자극하고, 다시 성장이 분배의 몫을 키우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분배에 더 비중을 두었다.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사문제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대체로 법을, 노 후보는 대화를 강조하는 편이었으며 주 5일제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일률적 강요는잘못'으로 규정한 반면 노 후보는 '일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규제완화 부분에서도 양 쪽 모두 이를 인정하면서도 이 후보는 필요한 규제도 원칙적으로 존치 시기와 조건을 달아 운영해야 한다며 완화에 더 적극적이었고, 노 후보는 대기업 집단에 대한 출자총액제는 당분간 유지되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정책기조의 차이는 어느 것이 좋다는 식으로는 아무도 말할 수 없는 문제다. 양 쪽 다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택의 시기와 실행의 방법 등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이 선택할 문제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대결은 유권자에 선택의 기회를 넓혀 준다는점에서 바람직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러한 정책대결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 이러한 포럼선거와 정치의 도입과 활성화는어쩌면 우리의 정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경제 외에도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친 양 후보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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