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어디로 갈까,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막상 닥치면 만만한 게 가까운 동해다. 올해도 어김없이 동해안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그렇지만 매년 너무나 뻔한 휴가길 아닌가. 아이들을 위해 해수욕장에 들렀다가 즐비하게 늘어선 횟집에서 뒤풀이로 하는 회 한 접시까지.
동해안은 가장 가까운 곳도 대구에서 2시간은 달려야하는 만만찮은 거리. 대부분 승용차를 타고 휑하니 다녀오기 바빴다. 휴가길인데 무엇이 그리도 급할까? 동해안으로 가는 국도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자. 의외로 볼거리가 많다. 쉬엄쉬엄 가다보면 무심코 지나쳤던 명소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대게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들러보았으면…'할 곳들이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영천 돌할매
돌할매는 영천시 북안면 관리 서당골에 있는 무게 l0㎏, 직경 25㎝의 화강암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한 둥근 돌일 뿐. 하지만 자신의 운세를 점칠 수 있는 돌로 알려졌다. l0㎏이라면 누구나 들 수 있는 무게.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한번 들어본다. 다음엔 생년월일과 주소, 나이, 성명과 소원을 말한 다음 다시 한번 돌을 들어본다.
두 손으로 다시 들어봤을 때 들려지지 않아야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돌의 역사는 350년. 주말이면 어김없이 소원성취 여부를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몰린다. 씨름선수도 이 돌을 들지 못했다는 등 돌에 얽힌 이야깃거리가 많다.
▶가는 길=영천IC에서 승용차로 불과 15분 정도의 지척이다. 경부고속도로 영천IC-1㎞-작산 삼거리서 경주방향 우회전(4번 국도)-5.3㎞-북안면 반정리 북안저온창고 앞(북안농공단지 입구)좌회전-5.6㎞-돌할매
#독락당
조선의 저명한 성리학자 회재 이언적 선생이 1532년에 조정에서 물러나 고향에 돌아와 지은 집의 사랑채다. 자연과의 어우러짐이 특히 뛰어나다. 독락당을 돌아가면 계정이라는 정자가 반긴다. 마루에 오르면 정자 앞 계곡의 절경이 눈앞에 쏟아진다.
계곡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정자가 옛 선비들의 당당함이 그대로 묻어나 더 시원하다. 후원에 천연기념물 제115호로 지정된 중국주엽나무가 400년의 세월을 말해준다. 밑둥치는 마르는데도 일부 가지만 살아 무성하게 퍼져 있다.
독락당 바로 위쪽에는 신라 때에 창건됐다는 정혜사터가 있다. 1834년 화재로 절은 없어지고 논으로 바뀐 절터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국보 제40호)이 외로이 지키고 있다.
▶가는 길=영천에서 28번 국도를 따라 포항 쪽으로 가면 재를 넘어 딱실못을 지난다. 안강 못미처 과적검문소 직전에서 옥산서원 표지판을 따라 좌회전. 이곳에서 3.5㎞로 승용차로 5분 거리다.
#강구~축산 해안도로
바닷가를 끼고가는 해안도로 치고 절경이 아닌 곳이 있을까. 하지만 강구에서 축산까지의 918번 26㎞길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드라이브코스다. 이 도로는 강구항 대게거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촬영지이기도 한 곳. 가게마다 대게를 삶는 수증기가 자욱하다. 강구항을 벗어나면서부터는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 사이에서 구불거리는 도로는 곧장 수평선 속으로 이어지는 듯한 환상을 낳는다.
포항∼칠포∼월포∼화진에 이르는 해안도로와는 또 다른 맛이다. 군데군데 어민들의 삶의 흔적들이 정겹다. 아쉽다면 축산을 지나 병곡까지 내달릴 수도 있다.
▶가는 길=7번 국도를 따라 강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난 다리를 지나 918번 도로로 들어선다. 휴일이면 체증으로 강구항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피서지마다 길가 주차차량이 많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청송 주산지
주왕산국립공원내에 있으면서도 발길이 뜸한 곳이다. 맑은 물과 이색적인 풍경으로 사진작가들만이 가끔 찾을 정도. 장맛비가 내리던 22일. 선뜻 저수지 쪽으로 발길을 떼기가 망설여진다. 길이 100m, 넓이 50m, 수심 8m의 아담한 이 호수 속에는 약 150여년이나 묵은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여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수위가 높아지면서 거의 반 정도가 물속에 푹 잠겼다. 흡사 머리를 풀어헤친 꼴이다. 이색적인 풍경이면서도 날씨와 어울려 묘한 두려움을 느끼게 만든다. 주왕산에서 뻗어나온 봉우리들이 울창한 수림을 이루며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어 둑에서 바라보면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안개에다 골짜기마다 구름을 머금고 있어 더욱 환상적이다.
▶가는 길=영덕에서 진보.안동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달린다. 영덕-10㎞-신양삼거리서 옥계계곡쪽 좌회전-3㎞-대지삼거리서 914번 지방도 따라 우회전(좌회전하면 옥계계곡)-인곡리, 용전리, 덕산리를 지나 봉산리까지 8㎞. 봉산리앞 봉산교 지나기 직전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주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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