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통신-네커티브 전략

입력 2002-07-26 00:00:00

16대 후반기 국회가 열리자마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빨치산 집단' 운운으로 본회의가 지연되기도 했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와 '이회창 불가론 분석'이라는 문건으로 정치권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공작지침서를 교본삼아 이 후보에 대한 무차별적 음해 공세를 펴왔음이 입증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민주당은 "우리가 이 후보 불가론을 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정당활동의 본령"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양당이 서로 부딪치고 있는 이 문건에는 영남과 관련된 대목이 여럿 있다.

"이회창은 영남후보가 아니면서도 툭하면 영남에 내려가 지역감정에 불을 지르는데 혈안이 됐다" "영남민심은 기본적으로 반 DJ정서이고 이 총재(문건 작성시는 후보가 아님)는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을 뿐" "영남지지율을 20%이상 확보 가능한 후보가 나올 경우 이 총재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대목들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 이 문건은 "이 총재에 대한 영남의 지지가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확고한 지지도가 무너져 내릴 경우 돌이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문건과 관계없이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영남의 투표성향이 연말 대선의 결과를 좌우한다"는 데 이의가 없다. 당연히 영남을 최대 지지기반으로 하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영남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될 지역"이다

한나라당 지역 의원들은 최근 매일신문이 대구·경북 정치권의 위상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지역 의원들의 위상이 흔들리거나 당내 활동에서 소외당하는 일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정창화 한나라당 경북도지부장은 얼마전 경북출신 의원 모임에서 신영국 건교위원장과 이상배 정책위의장을 예로 들며 "PK의 겻불을 쬔 것이 아니라 스스로 TK몫을 챙긴 것"이라고 TK 의원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방선거 유세단장으로 이 후보와 함께 전국을 누빈 박창달 청년위원장도 "이 후보는 TK에 대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소외론이 자칫 대선득표전략에 누가 될까 우려했다.

위천공단 문제를 두고 지역 의원간 이견이 드러난 24일 한나라당 대구·경북 당정협의회에서 안택수 의원은 "7, 8년 참았는데 대선 5개월을 앞두고 당의 거점지역인 PK, TK가 서로 싸워서야 되는가"라고 불필요한 불씨를 만들지 말 것을 제의했다.

"지역 언론이 당내 TK 정치권의 위상을 지적할 때마다 곤혹스럽다"는 강재섭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언론의 지적을 당에 전달, 지역에 더 많은 할애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과거 김영삼 정권말기 역풍을 경험한 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전폭 지지에 따른 지역의 기대가 깨질 경우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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