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함 전투체계 미 이지스 성정

입력 2002-07-25 15:03:00

7천t급 한국형구축함 KDX-Ⅲ에 장착할 첨단 전투체계에 24일 미 록히드마틴의 이지스가 선정, KDX-Ⅲ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던 몇몇 논란과 가격·절충교역 등을 알아본다.

◇가격·절충교역=FMS(미 대외군사판매)로 추진되는 이지스 체계의 경우 우리 해군과 미 해군의 국제프로그램 담당처(NIPO)가 계약을 맺게 되며, 미 해군은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이지스를 획득한 뒤 우리측에 제공하게 되는 방식을 취한다.

이지스의 가격은 록히드마틴의 최초 제시가보다 2억7천만달러 인하됐다.

해군이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록히드마틴의 최종 제시가는 9억5천만달러(약 1조1천100억원, 환율 1천170원 기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방부는 이지스 관련 예산으로 약 1조2천억원 정도를 잡고 있어, 지금처럼 달러약세가 지속된다면 추가부담 없이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가격을 대폭 인하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동일기종(이지스 B/L 7.1)을 한·미·일 3국이 동시 구매하는 '다국적 구매'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며, 여기에는 연구개발 비용면제, S/W 개발 및 미 해군의 기술지원 비용 인하도 포함돼 있다특히 해군은 이번에 미 해군이 자국 업체와 계약하는 조건과 동일하게 하자보증, 지체상금, 계약방식, 역구매, 후속지원 등을 보장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절충교역 분야에서의 성과도 적지 않다고 해군은 밝히고 있다.

기술이전 분야의 경우 KDX-Ⅲ 전투체계 도입시 호위함급 이상의 전투체계 설계기술, 유도탄 방어 설계기술,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기술 등의 중·대형 전투체계설계능력을 제공토록 합의, 해군이 계획중인 차기 전투함부터는 고유의 독자적인 체계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지스 체계의 성능을 육상시설에 구현한 교육훈련 및 정비지원 체계를 확보하도록 하는 한편, 다기능 콘솔(MFCC) 국내생산, 전투체계와 공급장비간 연동단 및대잠전 지휘체계의 연동단을 국내에서 개발,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미 미사일방어(MD) 구축의 일환인가=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지스함의 탄도탄 요격능력을 거론, 미국의 MD 구축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이지스의 핵심부분인 SPY-1D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대공 472㎞)를 감안할 때 충분히 MD체계의 구성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해군은 "이지스함은 하층방어(대기권 이내)만 할 뿐이지, 상층방어는 하지 못한다"며 "미국이 추진하는 MD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제 무기인가=미 보잉의 F-15K에 이어, 록히드마틴의 이지스 전투시스템이 선정된 것과 관련,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지스 체계 선정은 지난 5월 F-15K 선정 과정과는 그 맥락이 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시 F-15K는 '생산라인이 폐쇄되는 고물 비행기를 한국에 강매한다'는 인식이 팽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여론이 거셌으나 이번에 도입되는 '베이스라인(B/L) 7.1 버전'은 현재 미 해군조차 갖고 있지 못한 최신형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미 해군은 이 7.1버전을 내년부터 DDG-91에 탑재할 예정이며, 일본 해상자위대도 콩고급 2차 사업 함정에 도입할 예정이다.

◇향후 일정=이른 시일안에 대통령의 집행승인을 받아 이달 안으로 계약서에 서명하게 된다.

작년 6월부터 현대중공업이 시작한 기본설계가 오는 2004년 완료될 예정이며, 그 후에는 함정 상세설계와 함 건조가 시작된다.

장비는 2006년에 생산되어 2007년초에 함정에 탑재되며, 전투체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2006년까지 개발 및 육상통합시험을 거치고 2007년부터 함정에 설치돼 함정통합시험을 실시하며, 2008년에는 해상수락시험을 거쳐 취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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