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정협 논란

입력 2002-07-25 00:00:00

대구·경북 정치권이 위천국가산업단지 조성문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올해 안에 단지 지정 여부를 매듭짓자는 '당위론'과 내년 대선후로 미루자는 '현실론'이 서로 맞서면서 조성시기를 둘러싸고 의원간 이견이 일고 있다. 24일 저녁 서울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경북 당정협의회는 향후 위천문제에 대한 첨예한 논란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1차 논란=발단은 백승홍 의원과 박창달 의원이다. 백 의원은 "DJ가 시민들에게 내건 약속을 이번 기회에 성사시켜야 한다"며 "위천지정 여부를 오는 10월말까지 일단락짓도록 힘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공단 지정이 지연될 경우 이회창 후보의 대선공약에 포함시키는 일이 있더라도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자 박창달 의원이 "현 정권이 못하니까 (이 후보의)선거공약에 넣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다음 정권이 들어설 때 다루자"고 맞섰다.

대선 전략상 '뜨거운 감자'를 움켜쥘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였다. 그는 "대선이 얼마 안남은 급박한 시기에 첨예한 문제를 공약화하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조해녕 대구시장은 "백 의원말에 공감하지만 위천공단 지정을 한나라당 대선공약으로 해달라는 얘기는 아니다"며 물러서 백 의원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조 시장은 "위천지정 여부는 시가 추진하는 '낙동강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자연스레 풀릴 것"이라며 남한강~낙동강을 잇는 '조령 도수터널 건설'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2차 논란=박종근 의원이 조 시장을 질책하면서 2차 논란이 일었다. 지난 23일 대정부질문에서 위천공단 조기 지정을 촉구한 바 있는 박 의원은 "낙동강 프로젝트와 위천문제를 연계시키면 (공단지정이)하루가 걸릴 지, 몇 년이 걸릴 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 아니냐"며 "낙동강 개발계획을 위천과 연계시키지 말고 따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안택수 의원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당 대선 기획단 멤버인 안 의원은 "당내 다른 회의에서 부산의원들이 위천을 문제삼고 있다. 대선이 5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아랫돌, 윗돌이 서로 싸움하면 되느냐"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은 "7,8년을 참았는데 5개월 앞두고 문제를 제기해 시끄럽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내년으로 넘겨 새롭게 하자"고 제안, 공방을 증폭시켰다.

백 의원도 지지않았다. 그는 "대구시가 공단 지정을 위한 구체적인 개발계획과 수질·관리대책을 수립, 총리실 산하 '위천대책위'를 열어 결정토록 돼 있지 않느냐"며 "이번에야 말로 8년간 발목잡은 문제를 풀 절호의 기회다.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적 행정적 논리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