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월드컵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자".
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정신지체 장애인 축구 대표팀이 다음달 8일부터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3회 정신지체인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영남대에서 맹훈련에 돌입했다.
몇번을 가르쳐도 자신의 포지션을 기억하지 못해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가끔씩은 자기 팀 골대를 향해 슛을 날리기도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만은 프로선수와 똑같다.
대구 2명을 비롯해 서울, 부산, 광주 등에서 뽑힌 18명의 선수들이 섭씨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 아랑곳 않고 훈련에 전력하는 모습은 감격 그 자체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지만 장애인 축구는 대구에만 50명 이상의 선수가 있을 만큼 저변이 넓은 편.
작년 11월 대구 선수들을 주축으로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전에서 일본을 10대0, 홍콩을 22대0으로 완파하고 1위를 차지해 아시아 최고의 경기력도 입증했다.
영남대를 월드컵 합숙훈련장으로 삼은 것은 올해 전국 처음으로 특수체육교육과가 만들어져 장애인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
대학측은 국제관을 선수들의 합숙장으로 제공했으며 학과장인 박기용(50) 교수가 장애인팀의 단장 겸 감독, 대륜고 선수 출신인 1학년 김희수군은 코치를 맡고 있다.
주위의 도움도 각별해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영남대 스포츠과학연구소가 선수들의 체력 테스트와 체력 강화훈련 등을 돕고 있으며 체육과 축구 동아리 '정우회'는 날마다 경기를 함께 한다. 인근의 조기축구회 회원인 한 식당 주인은 선수들을 위해 식사를 염가에 제공하고 있다.
정신지체인 월드컵은 지난 87년과 92년 두차례 열렸으며 월드컵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브라질, 독일, 잉글랜드, 네덜란드 등 16개팀이 조별 리그를 거쳐 8강을 결정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은 9일 네덜란드, 12일 사우디, 15일 독일전을 펼친다.
박 교수는 "모든 장애인들에게 재활 의지를 심어주기 위해 참여하는 대회이니만큼 성적에 연연하진 않지만 지금의 경기력과 정신력이라면 국가대표팀이 못 이룬 결승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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