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우면-미혼모 시설 운영 이석임씨

입력 2002-07-22 15:36:00

미혼모 시설인 대구 혜림원 원장 이석임(42)씨. 혜림원은 미혼모들의 출산, 산후 조리, 의료, 직업교육 및 알선, 인성교육, 입양까지 처리하는 시설이다. 연평균 400명의 미혼모들이 입소하고 출산한다.

"많고 많은 직업 중에 미혼모를 돕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1984년 이 일을 시작한 이 원장은 시간이 갈수록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를 아프게 하는 일도 그만큼 많다.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너무 쉽게 미혼모로 전락한다는 사실이 그렇다.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도 불행과 맞닥뜨리는 일은 드물지 않다. 밤중에 어머니의 약을 사러 나갔다가 성폭행 당해 찾아온 아이가 그렇다. 또 성교육 부족으로 덜컥 아기를 밴 소녀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원장은 가능하면 미혼모가 아기를 직접 키우기를 바란다. 그러나 미혼모들에게는 당장 갈 곳도 없고 직업도 없다. 사회의 시선 또한 날카롭다. 많은 미혼모들이 결국 입양을 택하는 이유다. 그는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국내 입양 길을 찾고 있지만 아직 해외입양이 많다.

이석임 원장은 양육을 희망하지만 여건이 안 되는 미혼모들을 장기간 지원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또 미혼모 방지를 위한 성교육관 건립도 추진중이다. 최근 늘어나는 10대 미혼모를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이 원장에게는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버릇이 있다. 오랜 상담 경험에서 생긴 습관이다. 단순히 분만 뿐만 아니라 미혼모의 불행을 샅샅이 알아야 제대로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것을 인간에 대한 애정이며 예의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우리가 조금만 예의를 갖추면 미혼모나 아빠 없는 아기는 생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모가 되는 데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준비 없이 부모가 되는 것은 불행을 잉태하기 십상이고 그렇게 잉태된 불행은 고스란히 자녀의 몫이 된다는 말이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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