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기 인생을 새로운 방향으로 바꿔놓는 한두번의 전기가 있기 마련. 본인 의지든 아니면 외부의 힘에 의한 것이든 상관없이 사람은 변화를 맞게 된다. 그 삶의 굴곡이 심한 경우라면 그것을 '인생역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황영희(38.(주)네오파워 대표)씨가 그런 경우다. 질병의 고통과 출가, 그리고 환속, 여성기업가로의 변신…. 그의 삶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황씨는 지난 93년 겨울 출가했다. 그의 나이 29세때. 처음은 구도의 길을 걷기 위함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속세를 떠나야하는 처지였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때부터 병약했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질병에 시달렸다.
특히 끊임없는 두통이 그를 괴롭혔다. 부모님들이 그를 데리고 용하다는 병원과 한의원을 다 다녀봤지만 별무대책이었다. 병명조차 없었다. 누군가 신병(巫病)이 왔다고 했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결국 그는 출가를 선택했다.
경남 하동의 작은 사찰에서 머리를 깎고 계를 받았다. 따뜻한 남쪽지역이고 지기(地氣)가 안정된 곳이라는 이유로 하동을 택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을 괴롭혀온 육체의 고통과 삶, 해탈에 대해 묵상하고 수행에 정진했다. 그러던 중 조금씩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그는 한 비구니 스님이 행하는 이상한 행위를 목격했다. 예지력이 뛰어났던 스님은 인근 동네 사람들에게 우물자리와 묘자리 등을 잡아주고 길흉에 대해 조언하는 것이었다. 황씨는 자신의 질병이 수맥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스님으로부터 수맥탐지법 등을 배우며 외국의 관련 서적들을 구해 읽어보고 연구했다.
대체의학에 관심이 쏠렸고, 그 결과 수맥파가 인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뜻하지 않은 큰 수술을 받게되면서 그는 환속했다. 몸과 마음상태가 조금씩 호전되면서 절에서 공부한 것을 토대로 수맥파를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95년 전남 송광사와 처음 인연이 닿았다. 황씨가 큰스님들이 기거하던 삼일암에 자신이 개발한 수맥파 차단제를 처음 시공해 좋은 결과를 본 것이다. 보성 방장스님이 기뻐하며 직접 자비를 들여 학인스님들이 기거하는 100평 규모의 강원(講院)에도 시공하도록 했다.
공부에 집중해야 할 학인스님들이 늘 감기와 두통에 시달리는 것을 지켜본 방장스님이 배려한 것이다. 이 사실이 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영천 은해사, 합천 해인사, 대구 남지장사, 양사 통도사 등 전국의 10여개 사찰에 불려 다녔다.
호응이 이어지자 황씨는 1996년 자신이 개발한 신물질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이듬해 대구에서 동국수맥파연구원을 열면서 체계적인 수맥파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 1999년에는 (주)유니마이저를 설립하면서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금, 은, 동, 백금, 니켈 등 8종의 광물질과 맥반석, 황토 등 천연물질을 가공해 만든 수맥파 차단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특허청에서는 기술을 테스트할 장비도 없고, 과학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승인을 미루기만 했다.
수맥파의 유해성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더욱이 신비주의로 치부해버리는 사람도 많았다. 현대과학으로 입증 못한다고 해서 수맥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국가공인기관의 기술인증이 없다는 이유로 매체 광고조차 할 수 없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대가를 받고 수맥파 차단제를 시공한 것은 1999년 서울 관악농협의 일이었다. 심한 수맥파로 직원들이 여럿 쓰러지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황씨가 그곳에 시공했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황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일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기술로 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회복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경제적 이득은 차후의 문제였다.
그의 신념과 정성이 하늘에 닿은 때문일까. 한 건설회사가 대구에 대규모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황씨의 기술을 채택, 그의 사업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여러 건설회사에서 제품공급을 요청했다.
황씨는 지난달 3천가구 규모의 신축아파트에 제품을 공급, 시공을 마무리하고 굴곡 많았던 지난 날의 삶을 추억하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수맥파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 그의 기술이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슴뿌듯했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다고 강조한 황씨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 원리에 따라 평형과 순환을 이룰 때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그대로 믿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그는 "자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지키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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