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광고 "하려면 제대로 하라"

입력 2002-07-20 00:00:00

지난해 9월부터 허용된 비교광고가 유행하면서 광고의 수위가 비방광고 논란을 빚을 정도로 한층 높아지고 있다.최근 SK텔레콤과 KTF 사이에 벌어졌던 '세계 1위 이동통신 업체' 광고전은 500억원대의 법정다툼으로 비화됐다.

또 대구지역 생활정보지인 벼룩시장과 교차로는 '전국최고 발행부수', '최다 배부처' 등으로 치열한 광고전을 펼치다 비방 및 허위·과장 광고로 번지면서 지난달 공정위 대구사무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광고업계는 '비효율적인 논쟁은 기업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국내 비교광고의 효시는 지난 88년 파스퇴르우유의 저온 살균 우유 광고.

파스퇴르우유는 당시 4개월동안 주요 일간지에 저온 살균법으로 처리한 자사 우유가 타사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광고 중지 및 사과 광고 명령을 받았다.

또 지난 90년대 중반 '물논쟁'을 벌였던 맥주업계에서 하이트맥주(당시 조선맥주)는 '암반 천연수를 사용한맥주'라는 광고로 관심을 끌었다.

비교광고를 통해 파스퇴르우유는 회사 인지도를 높였고 하이트맥주는 만년 2위에서 업계 1위로 올라섰다.그러나 아직 제대로 된 비교광고는 없다는 게 광고업계의 평가다.

외국의 비교광고 경우 '난 잘났고 넌 못났다'식의 헐뜯음이 아니라 재치와 애교가 돋보이는 아이디어가많은반면 우리나라는 경쟁제품을 깎아내리는 식의 광고로 전개돼 볼썽사납다는 것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비교광고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 우위를 바탕으로 치밀한 분석을 거쳐 소비자에게 호소해야 한다"며 "그러나 광고주의 요구로 경쟁업체 흠집내기에 불과한 광고를 제작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