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고소 공화국'이란 수치스런 닉네임을 얻을만큼 고소가 남발되고 있는건 경위가 어떠하든 그만큼 '각박한 세태'임을 입증하는 것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대검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 86년엔 전국의 피고소인이 12만3천여명이던게 2000년엔 무려 4배로 늘어나 인구 100명당 1명꼴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1만1천여명에 대비하면 무려 50배가 많은 것이고 인구비례를 감안하면 120배나 많은 수치이다. 또 고소내용도 일본은 상해.폭행 등 일반형사사건이 대부분인데 반해 우리는 전체의 50%가 사기사건일 만큼 경제사건이 주종인데다 80%가 혐의가 없거나 민사사건으로 분류돼 불기소처분이 내려진게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마디로 '분쟁'이 생기면 무조건 고소부터 해놓고 본다는 '고소만능주의'의 발현이고 채권회수의 수단으로 고소를 남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건수가 20년새 4배로 급증한 것은, 물론 사회다원화에 따른 사건자체의 자연증가도 있지만 갈수록 '대화'가 실종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고질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검.경 등 수사기관에선 고소장 접수단계부터 '남용여지'를 없애는 제도적 장치를 더욱 강화해 원천봉쇄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불신풍조'와 '양보하면 손해'라는 각박한 세태를 어떻게 하든 눅눅하게 하지않으면 이 망국적인 '고소남발'은 근절되지 않는다.
70, 80년대 대구가 가장 심한 고소남발도시라는 오명을 받을 무렵인 86년 대구JC가 내고장 사랑운동의 일환으로 편 '남의말 좋게하자'는 캠페인이나 천주교가 지난 90년부터 해온 '내탓이요'운동과 같은 종교.시민단체의 시민의식 제고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시민정서순화 내지 선진의식 제고만이 그 해결책임을 자각하고 우리모두 동참해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난 남들과 함께 얼싸안고 춤추는 이웃간 마음의 벽을 허무는 운동도 절실한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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