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진출 작은 힘 보탤래요"

입력 2002-07-19 15:33:00

한국 국적으로 중국의 한 시청 공무원(별정직)에 임용된 사람이 있어 한국인은 물론이고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주인공은 대구와 직항로가 개설된 중국 산동성 옌타이시 산하 봉래시의 초상국(외국인 투자 유치국) 한국부 직원으로지난 8일 특별 채용된 오혜원(25·여)씨.

경남 경상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때인 작년 8월 옌타이사범대학 교환학생으로 황해를 건넌 오씨는 올 초 칭다오에서 실시된 HSK(한어수평고사) 고급부문에 응시, 가장 높은 수준의 9급에 합격한 뒤중국어 실력을 쌓던 중 봉래시의 부름을 받은 것.

오씨는 거주할 아파트(30평)와 함께 3년(수습기간) 동안 월 2천원(위안화), 그 이후엔 더 많은 금액으로 연봉계약을 맺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중국인 대졸 초임(800~1천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그만큼 시 정부로부터 필요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동료(조선족) 3명과 함께 한국어 문서 번역과 통역은 물론 한국기업의 중국 진입, 한국인의 창업, 생산활동 및 수출 등과 관련한 일을 맡고 있는 오씨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도 "아마도 월드컵 성공으로 선양된 국위와 한국인의 이미지 득을 톡톡히 본 것 같다"고 희색을 드러냈다.

함께 일하고 있는 중국인들은 "최근 중앙 및 지방정부가 능력 위주의 공무원 채용 방침을 세운 가운데 한국과경제교류의 걸림돌인 언어부문 장벽을 넘기 위해선 양대 국어가 능통한 공무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오씨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인구 650만명의 도시인 옌타이시에서는 처음이자 유일한 한국인 공무원이지만 중국 전역에서 1호 인지는 알 수 없다"는오씨. "공직에 발을 디디고서야 중국의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의욕적이고 활동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씨는 "옌타이시 산하 12개 시·구 어느 곳이라도 대외 투자협력 관련 창구를 찾으면 한국을 포함, 모든 국가의 기업인들이투자상담을 자국어로 할 수 있다"면서 "한국인들의 중국 진출에 작으나마 큰 힘이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중국 옌타이에서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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