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바이올린 명장으로 손꼽히는 재일동포 진창현씨가 자서전 '세계의 명장 진창현'(혜림커뮤니케이션 펴냄)을 냈다.
1929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그는 15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메이지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당해 실업자로 지내다 우연히 바이올린에 관한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어 바이올린 제작에 인생을 걸게 된다.
'바이올린은 음악을 표현하는 기구인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라는 그의 말 속에서 반세기 넘도록 바이올린 제작에 생을 바친 장인의 혼을 엿볼 수 있다. 바이올린 제작에 있어 '신비의 음'에 가까이 갈 수 있게 해 준 유일한 스승은 '자연'이라고 밝힌다. 지렁이나 귀뚜라미 소리, 산새들의 소리에서 명기의 소리를 찾아내게 되는 것이다.
그는 '백두호', '한라호', '대구호', '광주호' 등의 이름을 붙여 고국에 바이올린과 첼로 등을 기증하기도 했다. 이는 조국의 남북통일과 동서화합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의 책 곳곳에서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읽어낼 수 있다.
현재 진씨의 작품은 정경화, 강동석, 도쿠나가 쓰기오, 아이작 스턴 등 세계 유명 연주가들이 애용하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명 연주가들과의 만남을 옮겨놓아, 무대 뒤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읽을 거리다.
세계에 5명 밖에 없는 '무감사(無監査) 제작자'로 인정받고 세계바이올린제작자협회가 추대한 '마스터 메이커'(명장)칭호를 얻은 진창현. 어린 시절 인력거를 끌기도 하고 한국인이라고 멸시받았던 과거가 있기에 그의 삶은 더욱 빛을 발한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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