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진영(가명.초교 4년)이는 방과후 집에서 인터넷 채팅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날 오후 한창 채팅을 하고 있는데 '쪽지'가 날아왔다. "××할래?" 호기심이 생긴 진영이는 쪽지에 응답했다.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상대는 "××를 가르쳐주겠다"고 했고, 급기야 집으로 찾아와 성추행했다. 남녀간 성관계에 대해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 진영이는 뒤늦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가지게 됐다. 고민 끝에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털어놨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진영이가 기억하는 상대방의 채팅 별명을 추적해 지난 5월말 모대학 3학년인 이모(24)씨를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했다.인터넷 채팅을 통한 10대 성매매 및 성폭력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피해 연령도 10대 초.중반까지 낮아졌지만 성교육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초.중학교의 성교육지침서에도 성폭력에 대한 원론적인 내용만 실려있을 뿐 최근 급증하는 사이버 성폭력이나성매매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13일 경북경찰청 여경기동수사반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 ㄴ(12)양에게 대화를 나누자며 유인한 뒤 성폭행한 대학교 3학년 이모(24)씨를 구속했다. 또 지난달 3일 포항 남부경찰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된 14세 소녀를 "드라이브 가자"며불러낸 뒤 자신의 차에서 성추행한 이모(21)씨를 구속했다.
최근 발생하는 10대 관련 성범죄는 크게 2가지 종류. 성에 대해 무지한 탓에 피해자가 되거나, 왜곡된 성의식으로 '사이버 꽃뱀'이 되는 것. 1, 2차례 용돈을 받고 성관계를 가진 10대들은 쉽게 돈버는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지난 3월 안동에서는 교사를 포함한 5명이 채팅에서 만난 여중생 ㅂ(15)양에게 15만원씩 주고 성관계를 가졌으며, 구미에서는중학교를 중퇴한 ㄱ(16)양이 1만~10만원씩 받고 7명과 성관계를 가졌다. 문제는 이들 10대에게 아무런 제재조치가 취해지지않기 때문에 이후로도 범죄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10대 여학생 중 상당수는 채팅으로 만난 성인과 데이트하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가 피해를 입는다"며 "가정에서 자녀의 성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교육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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