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IMF 이후 시작된 음반 시장의 위축이 이제는 극에 달한 느낌이다. 특히 월드컵 열풍이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음반시장은 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하지만 윤도현 밴드는 다르다. 붉은 악마의 부탁으로 만든 '오~ 필승 코리아'와 함께 '아리랑'이 한국팀 16강 진출과 함께 대박이다.
동시에 윤도현은 국민가수라는 호칭이 어색하지않은 가수가 되었다. 회당 출연료도 3천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가사가 빈약한 '오 필승…'과는 달리 '아리랑'을 맨 끝에 넣어 제작한 라이브 CD는 음반 판매량 1.2위를 다투고 있다. 전국 투어 라이브 공연도 연말까지 잡혀 있는 상태다.
원래 '오 필승…'과 함께 제작한 CD는 3천장 한정 제작된 비매품. SK 텔레콤 협찬으로 붉은 악마에게만 무료배부된 응원가다. 윤도현 밴드만 참가한 게 아니라 이선희, 크라잉 넛, 신해철도 함께 했다. 특히 크라잉 넛도 '오 필승…'을불렀지만 윤도현의 응원가만 대중에 크게 어필했다. 목이 쉰 상태에서 녹음한 결과다. 애절한 호소력으로 4강 진출과 함께 2002개를 추가로 만들었지만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윤도현 밴드의 멤버는 4명. 베이스 기타 하나와 기타 둘, 드럼이 전부다. 키보드는 객원이다. 매니저 김영준(41)은 대구출신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운동권 출신. 화려한(?) 경력으로 취직이 되지 않아 '정태춘과 박은옥'의 뒷일 봐주는 것으로 이 바닥에 들어왔다. 노찾사와 강산에, 윤도현 밴드는 다음에 합류했다. 로비나 접대보다는 오직 실력만이 최고라고 믿는 매니저다. 그래서일까.
윤도현 밴드는 공연을 앞둔 두 달은 일절 외부 출연을 하지 않는다. 얼마 전 모 나이트 클럽에서 1일 2회, 2일 공연에 1억을 제시했지만 거부할 만큼 야간업소 출연도 절대 사양이다.
소속가수와 기획사의 신뢰도 대단하다. 7년을 한솥밥을 먹지만 계약서 한 장 없다. 윤도현의 심성을 알 수 있는 일화 한 토막. 지난달 중순 결혼한 윤도현의 결혼식 사회자는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MC 김재동이다. 유명개그맨이나 스타MC와 친분이 있었지만 무명의 지방MC를 선택했다. 제일 친한 사람이 사회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라서란다.
연예계 비리로 음반산업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악습이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물론 해결책은 있다. 원칙을 지키는 윤도현과 같은 가수가 있으면 된다.
한상덕(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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