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다시보기-명성 비해 소개 너무 짧았다

입력 2002-07-16 14:19:00

14일 KBS 1TV의 일요스페셜'거장 백남준-호랑이는 살아있다'에서는'비디오 예술의 선구자'백남준의 최근 모습을 인터뷰하고 월드컵 개막식 작품에 이르기까지의 그의 작품세계를 분석했으며, 그의 성장배경과 작품활동 등을 흑백사진,비디오와 함께 소개했다.1932년 서울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백남준은 피아노 연주를 통해 음악에 심취한다.

그는 어린 나이로 작곡을 하는가 하면일본 유학에서는 현대음악가 쇤베르크에 대한 논문을 썼다. 이후 60년대 독일에서 독특하고 전위적인 행위예술을 감행, 주목을 끌었고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며 미술.음악.영화 등 장르를 넘나든 그는 비디오 예술을 창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한국 고유의 문화를 비롯한 각 민족의 문화가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서로 다른 문화끼리 동등하다는 신념 아래 이를 전세계로 소통시키는 길을 추구한다.

그는 유년시절에 겪은 신비로운 무속의 세계를 기저로 하여 스스로 행위예술작품을 행하며 무당과 같은'소통'의 매개자가되고자 했다. 그는 영상시대를 예견하고 비디오 예술로써 인간과 기술을 엮었으며, TV브라운관, 악기, 로봇, 레이저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오늘날 프랑스 파리8대학의 경우 백남준론 강의가 개설돼 있을 정도로 현대예술에 있어서 백남준 연구는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비평가들에게 20세기 미술사에 있어서 피카소에 버금가는 위대한 예술가로 불린다.

이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백남준의 위대성은 칠순의 나이에다 뇌졸중으로 투병하는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내는 그의 예술혼에 있다. 그에게는 한국인으로서의 피가 흐른다.

반신불수의 그는 어눌하지만 당당한 어조로 말한다. "미래가 있으면 항상 사람은 청년이다. 아직 해야할 일과 가능성이 있으니까" "한국인은 질긴 민족이다. 결국 이긴다"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단합하여 욱일승천의 기세에 있는 이 시점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의소개가 60분만으로 그친 것은 너무 짧은 듯하다. 대부분 영상물로 보존되어있는 그의 작품들을 TV에서 조명하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미디어모니터회 최영자 (sage1@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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