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의 삶과 역사 알리고 싶다

입력 2002-07-15 14:07:00

"사진을 보면서 먼 옛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을 찾아 보세요".

12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미주한인100년 사진전(매일신문사.경북대학교 주최)'개막식 참석차 대구에 온 미주한인 100주년 기념사업회 부회장 이덕희(61)씨는 "100년전 사탕수수밭 노동자로 하와이에 첫발을 내디딘 한인이민들의 삶과 역사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03년부터 1905년까지 7천843명의 한인이 하와이에 처음 들어왔고, 1912년부터 1924년까지 사진중매를 통해 건너온 여성 951명이 두번째 이민자들로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첫 이민자들은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었지만 '사진 신부'중 절반가까이가 영남지역 사람들이었다. 이때문에 이번 사진전을 지난 5월 서울에서 연 뒤 대구, 부산에서 순회 전시를 갖게 됐다는 것.

"그당시 이민자들은 무척 어려운 생활을 했지만, 자신만 잘 살겠다는 생각보다는 잃어버린 나라를 찾는데 몸을 바쳤습니다. 이승만 박사와 상해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대준 것도 하와이 교포들이었죠".

그때부터 '교육을 제대로 해야 국권회복을 할 수 있다'는 정신이 꾸준히 이어져 현재 한국계가 하와이에서 제일 잘사는 민족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하와이주 대법원장, 하와이주 교육국장, 호놀룰루시 경찰국장, 하와이섬 시장 등이 한인 2, 3세일 정도로 한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다.

지난 63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하와이로 건너가 도시계획전문가로 일하는 그는 "하와이의 2만5천여 한국계들은 민족적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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