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개점휴업'

입력 2002-07-15 00:00:00

지난 10일부터 개장에 들어간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이 첫 주말을 맞았으나 궂은 날씨와 간간이 내린 비에다 북상중인 태풍 나크리 영향으로 손님이 거의 없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경주 경우 지난해 보다 3∼5일 늦은 13일부터 감포읍 나정과 오류 등 5개 해수욕장을 개장했는데 휴일인 14일에도 피서객이 100∼200명에 불과할만큼 썰렁했다. 김병윤(60·대구 산격동)씨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았지만 물이 차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아 해수욕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해안 해수욕장이 개장초부터 불순한 날씨로 인해 피서객들의 발길이 뜸하자 경주시는 출향인사와 친지들에게 '고향 해수욕장에서 여름 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 청정바다로 알려진 경주지역 오류·전촌·나정·봉길·관성 해수욕장은 개장식 날 5개 해수욕장 번영회 별로 39일간의 개장동안 무사고를 비는 자체 용왕제나 고유제를 올리기도 했다.

포항 역시 구룡포와 도구·송도·북부·칠포·월포·화진 해수욕장 등에는 지난 주말동안 하루 1천300여명의 피서객들만 찾았다. 피서객들은 궂은 날씨로 해수욕보다 백사장 산책이나 횟집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북부지역 해수욕장도 비슷해 울진 구산·망양 해수욕장 등을 찾은 피서객은 주말인데도 하루 수십명에서 200여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군청측은 파악했다.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에도 휴일동안 200여명만 피서를 즐겼던 것으로 추정됐다.

구산 해수욕장에서 영업하는 방원대(35)씨는 "비 때문에 피서객들이 일정을 앞당겨 철수하고 있어 방학과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20일 이후가 돼야 손님이 몰릴것 같다"고 말했다. 계곡도 마찬가지여서 울진 불영계곡에는 휴일 동안 100여명의 피서객이 찾는 등 피서객들의 발길이 뜸하다.

한편 해운대를 비롯한 부산지역 6개 공설 해수욕장도 개장 이후 지금까지 모두 13만6천여명의 피서객이 찾아 작년 30여만명의 절반에 그쳤다

박준현·정상호·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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