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시민구단' 가닥

입력 2002-07-13 15:39:00

월드컵 이후 대구에도 프로축구단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지역 상공계 및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구단' 창단을 추진하고 있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시의 이같은 방침은 지역 경제여건상 몇몇 지역기업만으론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기 어려운데다 지역 연고 대기업들과의 접촉도 큰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

따라서 대구시는 우선 100억~150억원의 기금을 마련한다는 내부 목표를 설정해 놓고 시민 1인당 10만원씩 10만명이 참여할 경우 100억원의 기금조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목표대로 기금이 모일 경우 프로축구단을 창단한 뒤 의회의 승인을 받아 대구시가 매년 일정액의 구단 운영비를 보조하는 방법을 강구 중이다. 어차피 대구시는 월드컵 경기장 유지비로 연간 4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시민들이 주주가 되는 프로축구단에 운영비를 지원해주는 것이 모양새가 낫다는 판단이다.

대구시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대구상의는 오는 16일 오전 회장단·분과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프로축구단 창단 작업에 상공계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선 그동안의 창단 움직임 경과 보고와 창단에 따른 상공인 반응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면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축구단의 가치도 훨씬 올라가 추후 대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도 쉬울 것"이라며 "축구선진국에선 시민구단이 보편화 돼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일부에선 반대 목소리도 있다. 한 기업인은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시민들이 10만원씩 내기도 어렵고 결국 기업이나 기관·단체에 대한 강매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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