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임금과 여가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월급쟁이도 월급쟁이 나름"이라는 말이 더욱 실감나고 있다.
경기 회복기를 맞아 일부 기업이 올 임금협상을 통해 대폭의 임금인상에다 성과급까지 약속, 이들 기업 근로자들의 월급봉투가 두툼해진 반면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당수 중소업체들은 뛰는 물가에도 불구 임금을 동결시키거나 소폭 인상에 그치고 있다.
또 금융권이 이달부터 주5일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나 중소업체 근로자들은 적은 임금에 토요휴무마저 누리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지방노동청이 올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은 대구.경북지역 사업장 289곳의 임금인상률을 집계한 결과 평균 6%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전년 동기(4%선)보다 임금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올 해 임금을 동결시킨 사업장도 45곳(대구 24곳, 경북 21곳)에 이르러 경기가 나빴던 지난 2000년(임금동결사업장 52곳)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업체간 임금격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교하면 더욱 뚜렷해진다.LG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 위상변화'라는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지난 95년 대기업 근로자 평균임금(1천750만원)의 64.1%(1천120만원)를 받았지만 2000년엔 대기업 평균임금(2천630만원)의 54.6%(1천440만원)수준으로 떨어져 임금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임금격차는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대형전자업체의 대리급 사원(33)은 "지난해 수백%의 성과급을 받은데 이어 올 해도 연초 성과급에다 여름 휴가를 전후해 추가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다"며 "주5일근무제까지 완전시행되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근로시간과 관련 한국노동연구원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근로시간은 주당 평균 49∼50시간에 머무른 반면 100∼299인 중기업은 52시간을 초과, 대기업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임금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상황에서 주5일 근무제마저 중소업체 근로자들을 소외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사회적 분열양상 초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