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해인사의 성보박물관(관장 향적스님)에 보관 중이던 조선 제7대 임금 세조(世祖.1417∼1468)의 어진(御眞) 화상이 일반에 공개됐다.
가로 71.8cm 세로 110.2cm로 족자 크기의 이 화상은 세조가 관모를 쓰고 정복을 걸친채 문앞에서 호피 의자에 앉은 전신상으로 좌우에 환관으로 보이는 남자 1명이 관모를 쓰고 서 있고 궁인 2명이 홀(笏)을 든 장면이다.
세조의 얼굴은 양쪽 볼이 두툼하며 둥근형에 가깝게 묘사돼 있고 그림 왼쪽 아래의 '천순(天順) 2년 무인(戊寅.1458년)'이란 화기(畵記)에는 세조 4년때 제작된 점과 해인사에 봉안된 내력을 담고 있다.
이 화상은 조선사 편수회가 지난 1931년 펴낸 조선사료집진(朝鮮史料集眞) 제1집에 실린 조선 세조화상(朝鮮 世祖畵像)이란 흑백사진으로 소개되기도 했으나 실물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지난 5일 개관한 성보박물관의 준비과정에 참여, 최초로 발견한 동국대학교 장충식 박물관장은 "기록상 15세기 당시의 원화인 것은 틀림없으나 햇볕에 노출, 훼손돼 2∼3회에 걸쳐 다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관장은 또 "조선초기의 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이 흔치 않은 만큼 진본이며 세조 당대 제작이 확인되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아 국보지정도 확실시 된다"고 덧붙였다.
조선조 임금 32명 중 화상이 있는 왕은 후대 제작된 태조 이성계와 영조.철종 뿐이며 고종과 그 아들인 마지막 임금 순종은 사진이 남아 있다. 세조의 화상은 "임금 화상은 함부로 내걸지 않는다"는 관례에 따라 지금까지 해인사 구광루 2층 옛 보장전에 보관되어 오다퇴설당.조사전.선열당 등을 거쳐 박물관 개관으로 빛을 보게 됐다.
성보박물관 홍보실장 능도스님은 "세조와 해인사와의 밀접한 관계는 대장경50질을 인경해 외국사절에게 보내는 등 중건 상량문과 각종 기록이 있다"며 "이 화상이 발견된 만큼 학계는 물론 해인사 측에서도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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