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차세대 스타- (3)김남일

입력 2002-07-10 00:00:00

한일월드컵에서'터프가이'김남일(25·전남)은 한국의 압박축구를 주도하는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김남일은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네덜란드의 에드가 다비즈(유벤투스)보다 뛰어나다는 찬사까지 받았고 해외무대 진출도 가시권에 뒀다. 월드컵 이후 국내 최대회원수를 보유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에서 개인별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의 1차 저지선이자 공격의 시발점으로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몸싸움과 강한 압박능력을 갖춰야 한다.

김남일은 이런 능력을 갖춘데다 한번 상대를 마크하면 거머리처럼 물고 늘어지는 악바리 근성과 투지도 남다르다.

고교 1학년 때 축구가 힘들다는 이유로 가출했다가 부친의 눈물의 설득끝에 마음을 다잡고 운동화끈을 질끈 동여맨 사실이 알려져 국민을 감동시킨 김남일은 히딩크 감독이 흙속에서 찾아낸 진주.

'될성부른 떡잎' 찾기에 열중하던 히딩크 감독은 "반칙만 잘하고 정교한 패스 등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저평가를 받던 김남일을 지난해 8월 유럽전지훈련을 앞두고 깜짝 발탁했다.

당시 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한국에 그만한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다"는 히딩크 감독의 평가에 고개를 갸웃거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김남일은 히딩크 감독의 조련으로 환골탈태, 스페인전지훈련 기간 열린 핀란드전에서 완벽한 플레이로 2대0 승리를 도와 히딩크 감독의 입을 큼지막하게 하더니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슈퍼스타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어느새 스타의 반열에 선 김남일은 폴란드전에서 키가 10㎝ 이상 큰 라도스와프 카우지니(코트부스)를 제공권 싸움에서 압도하고 특급 골잡이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를완벽하게 차단, 한국이 역사적인 첫승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미국, 포르투갈전에서도 상대 공격수들에 좀체 공격루트를 열어주지 않던 김남일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예의 몸을 사리지않는 저돌적인 플레이를 선보였으나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으로 이후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김남일이 찬스를 열어주지 않기 위해 얼마나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악착같이 마크했느냐는 파울 기록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반칙왕'이라는 또 다른 별명이 대변하듯 김남일은 조별리그와 16강전 등 4경기에서 팀내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파울을 기록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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