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그럴수록 검찰은 법대로 해야

입력 2002-07-09 14:45:00

미국발(發) 경제불안 먹구름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에다 최근 엔론.월드컴에 이어 미국 제2의 제약회사인 머크도 분식회계 규모가 사상최대인 124억달러에 이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의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 달러화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8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5원(1.1%)이나 하락한 1천191.4원으로 1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하루 하락폭으로도 14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1천200원대를 겨우 유지해온 환율은 이날,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조치"라는 구두 개입과 함께 산업은행을 통해 2억달러를 사들였으나 흐름을 돌려놓지는 못했으니 달러 약세는 이제 국제적인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하반기 수출 주도로 6%대의 안정성장을 추구하려는 한국으로서는 급격한 달러 하락에 발목을 잡힐 것이 틀림없다.

당국은 원화 절상폭이 일본의 엔화보다 빠르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대만 NT달러나 싱가포르 달러에 비해 절상 속도가 빠르고 특히 올들어 중국 위안화(元貨)는 한국 원화보다 10% 절하된 셈이어서 중국 제품과 경합하는 경공업 분야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주력 수출품인 IT(정보기술) 분야에서 경쟁국에 가격 경쟁력이 뒤져 "동아시아에서 달러 약세의 최대 피해국은 한국"이라는 모건 스탠리의 보고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조만간 회복되기는 어려워 달러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미국은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보호무역과 자립주의의 기치를 높이고 있어 무역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여건이 악화되면 소비 거품이 붕괴돼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된다. 일본도 115엔대까지 전망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1천100원대 시대에 대비해야한다.

이제 월드컵으로 다소 흐트러진 산업 전열을 가다듬고 제품 차별화.신제품 개발로 저(低)환율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수출경쟁력 제고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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