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보 '탈 DJ'행보 가속화

입력 2002-07-06 15:13:00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탈DJ'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노 후보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의)공식적 반응이 부정적이더라도 충분히 고려하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받아 들일 것은 받아 들일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을 거듭 압박했다. 그러자 청와대에서는 내주 초 김동신 국방장관을 비롯한 일부 내각을 개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국방장관이나 8.8 재보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뿐만 아니라 노 후보가 요구한 이근식 행자부 장관과 송정호 법무부 장관 등의 교체 여부가 관심거리다.

그는 자신의 기자회견 절차와 내용을 문제삼은 정균환, 박상천, 한광옥 최고위원 등 비주류 중진인사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 후보의 적극적인 비주류 껴안기다.

그러나 이날 개헌론을 제기한 이인제 의원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노 후보는 이 의원을 왜 껴안는 노력을 하지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껴안고 가는 것이)가능하지 않은 것을 하는 척 하지는 않겠다"면서 "주변에서 하는 척이라도 하라고 권하고 있는데 그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며 이 의원을 포용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더 기다리고 있다''당내 세력과 헤어지겠다는 계획은 없지만 이 시점에서 고민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혀 일정 시점에서 자신의 노선에 따라오지 않는 세력과는 결별할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노무현 신당'으로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또한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노 후보는 "김 대통령과 저를 묶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 부담이 된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저는 묶여있는 끈을 끊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김홍일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도 "정치를 100%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분은 현재 우리 당의 당원"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그것(차별화 선언)으로 말끔히 정리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한데 이어 "저는 DJ를 모욕주지도 않았고 삿대질도 않았으며 업적을 폄하하지는 않았다"며 김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털어버리지는 못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