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영하 소령 부자 '대이은 우공'

입력 2002-07-06 00:00:00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고(故) 윤영하(해사 50기)소령이 순국한 날인 6월 29일은 32년전 윤소령의 아버지 두호(60.해사 18기.예비역대위)씨가 군복무때 북한 간첩선을 나포한 날이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5일 해군과 윤소령 가족에 따르면 아들의 해군사관학교 대선배인 두호씨는 지난 1970년 6월 29일 새벽 인천 남쪽 해상에서 몰래 침투해 들어오던 북한 간첩선을 나포한 공적으로 그해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

해군 제12해상경비사 소속 PB-3 경비정 정장이었던 당시 윤두호 대위는 그해 6월 29일 새벽 오이도 남방 1천600야드까지 접근하다 위협 사격을 받고 도주하던 간첩선(4t급)을 교전 끝에 영흥도 북방 해안에서 나포하는 혁혁한 무공을 올렸다.

당시 간첩선 승조원들은 배를 버리고 모두 도주, 체포하는데 실패했지만 하마터면 다수 북한 공작원의 국내 침투를 막지 못할뻔한 순간이었다. 두호씨는 그해 7월18일 전공을 인정받아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

이처럼 같은 해사 출신인 두 부자가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날짜가 같을 뿐더러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훈장(충무무공훈장)을 추서받는 등 대를 이어 나라에 충성한 헌신이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고 윤소령은 군인 정신이 투철했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해사에 입교, 96년 임관후 상륙함과 초계함 근무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참수리 고속정 정장 역할을 수행했다.

부모님이 부상자 위문을 위해 국군수도병원을 방문, 혼자 집을 지키던 고 윤소령의 동생 영민(25)씨는 "평소 아버지의 간첩선 나포와 수훈 사실을 전해 들었다"면서 몸을 던져 나라를 지킨 아버지와 형을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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