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입력 2002-07-05 14:10:00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수명을 몇십년 연장할 수 있는 법칙이 있을까. 타임지 에세이스트이자 롱아일랜드 대학 교수인 로저 로센블라트는 생활의 지혜 58가지를 통해 유쾌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당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라' '자기반성은 적당하게 오래해야 오래 산다' '명성을 좇지 않되 있으나마나한 존재는 되지 말라' 등등….

그는 냉소적이면서도 한껏 세상을 비꼬기도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볼 것을 권하고 있다. 재미로 읽기는 그저그만이다. 나무생각 펴냄.

▨예수는 신화다.

영국과 미국에서 기독교의 기원에 대한 거센 논쟁을 촉발시킨 책이다. 저자인 티모시 프리크와 피터 갠디는 예수를 실존인물이 아니라, 신화적 인물이라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신학의 네 복음서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고대 이교도의 신화(죽었다가 부활한 신인 오시리스-디오니소스)를 유대인 식으로 각색한 것이라고 했다.

100년전 아담과 이브의 얘기를 역사적인 사실로 믿었다가 요즘은 신화로 이해되고 있듯, 아마 몇십년후에는 기독교인의 믿음(하느님의 아들이 동정녀에게 태어나 물을 술로 바꾸는가 하면 죽은 후 부활하는 등등)이 신화적인 얘기로 자연스레 받아 들여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들은 그렇다고 기독교의 본질이 흐트려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예수의 행적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 사건을 통한 신앙에 얽매이지 말자는 결론을 내놓는다. 동아일보사 펴냄.

▨고독한 호모디지털

급변하는 사이버세계의 문화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저자(김열규 인제대 문과대 교수)는 디지털사회의 담론을 기본으로 오늘날 무엇이 얼마만큼 달라졌는가를 세밀하면서도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있다.

정보와 네트워크와 관련지어 시각, 언어, 지식, 문학을 포함한 문화현상 전반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이때문에 다소 어려운 내용이 많지만, 국문학자답게 동서양의 문학과 철학 등을 절묘하게 끌어내 흥미를 돋우고 있다. 한길사 펴냄.

▨상속

소설가 은희경의 세번째 작품집이다. 그가 99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아내의 상자'이후 3년간 쓴 중.단편 7편을 모아놓았다.

풍부한 상상력과 능숙한 구성, 신선한 시선 등이 흔히 그의 강점으로 꼽히지만 이번 작품집도 예외가 아니다.

'누가 꽃피는 봄날 리기다소나무 숲에 덫을 놓았을까'와 '태양의 서커스'는 인간 운명의 연극적인 상황을 다루고 있으며 '아내의 상자'는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공포스러운 자의식이 제기돼 있고, '상속'에는 암세포의 단위에서 인간의 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발견된다.

그 특유의 '삐딱한 시선'이 작품 곳곳에 스며들어 청승맞은 사연이 해학적인 리듬을 타는 듯 하는게 흥미롭다. 문학과 지성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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