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범 처벌 너무 약하다"

입력 2002-07-05 00:00:00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불법 사금융업자 등 경제사범에 대한 법원의 처벌이 '솜방망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경제적 피해에 따른 가정파탄 등 경제사범의 폐해가 심각한데도 법원의 형량은 검찰의 구형량에 비해 훨씬 낮아 피해자들로부터반발을 사고 있으며 경제사범 근절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지법이 지난 3일 징역 3년과 2년을 각각 선고한 (주)베엘테크 한모(48) 상무 등 3명의 경우 당초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 징역 10년과 7년을 구형했다. 검찰 한 관계자는 "피해자가 수십명에 이르는데다 죄질이 나빠 중형을 구형했는데법원의 형량은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며 "경제사범에 대한 법원의 양형이 전반적으로 낮아 경제사범을 제재·근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엘테크 관계자들은 중국으로 달아난 회사 대표와 함께 밀라노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영화 '나티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이익을볼 수 있다는 등의 수법으로 투자자 수십명으로부터 38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기소됐었다.

베엘테크에 투자했다 손해를 본 피해자들은"수천만원씩 전재산을 날린 충격 때문에 병을 얻어 세상을 등진 사람도 있고 이혼 등으로 가정이 파탄난 사람들도 많아 법원에 진정서까지제출했는데도 고작 징역 2, 3년을 선고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지법은 다단계 판매업체를 운영하면서 50억원대를 편취한 혐의로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한 이모(50)씨 등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이와함께 수년전 163억원을 횡령한 파이낸스 대표는 징역 3년6월, 고객투자금 1천116억원을 횡령한 피고인은 징역 5년형을 받기도 했다.경제사범에 대한 처벌이 관대한 편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일본 등은 경제사범을 엄중하게 처벌, 대조를 보이고 있다. 수년전 미국에서는 4만달러(한화 4천800만원)를 횡령한 사람이 20년형을 선고받았는데 판사는 신용사회에 해를 끼쳤기 때문에 무거운 형량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 및 시민들은 "수십억원의 돈을 빼돌려 수많은 사람들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준 경제사범들에 대한 처벌이 전반적으로 미약하다"며 "양형은 법원의 고유권한이지만 신용사회 구현 및 경제정의를 위해 경제사범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