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섬유 등 일부 품목 수출 감소

입력 2002-07-04 14:02:00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로 '한국'과 'Made in Korea'에 대한 장기적인 브랜드 파워는 커졌다지만 환율불안과 수출감소 등으로 당장의 경제 현실은 심각한 수렁으로 빠져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철강과 섬유 등 수출업체들은 수출물량이 줄고 채산성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5일 근무제 등으로 노동시간마저 축소되면 경쟁력의 추가적인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하반기 경제운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200개 업체가 가동중인 포항공단(포스코 제외)의 지난 5월까지 수출총액은 5억1천355만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0%나 감소한 것인데 업체들은 하반기 수출전망은 더욱 흐릿하게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공단 업체들은 또 올 한해동안 16억5천만달러 어치의 수출계획을 세웠으나 5월까지 30% 정도의 실적을 올리는데 그쳐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약세는 더욱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업체들은 올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을 1달러당 1천260원 정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은 1천200원대에서 약보합세를 기록중이어서 업체들은 "수출해도 남는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업체들은 미국과 일본의 불황, 일부 국가의 외국산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등 국외의 악재에다 지방선거, 월드컵, 주5일제 근무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국내의 악재까지 올 상반기에 겹침에 따라 이같은 결과가 빚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항공단 한 업체의 수출담당 임원은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전자.자동차.조선 등 일부 주도 업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나온 것"이며 "이들에 가려 있는 철강.섬유 등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정부와 산업계 일각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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