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전히 낮은 公企業 생산성

입력 2002-07-04 14:35:00

'공공성'을 앞세운 공기업이 '수익성'을 앞세운 민간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민간기업과는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양보를 하더라도 생산성이 민간기업의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는 사실은 공기업의 효율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져주면서 지지부진한 공공부문 구조개혁의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공기업 55개와 민간기업 2천53개의 생산성을 분석한 결과, 96년부터 2000년까지 공기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평균 2억7천80만원으로 민간기업의 6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비와 기계 등 자본 단위당 생산액을 따지는 자본생산성은 더욱 벌어져 민간기업의 22%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문제는 이같은 생산성 격차가 시간이 흘러도 줄지않고 있어 개혁이 없을 경우 공기업은 '고비용·저효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 비교대상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은 공기업이 생산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됐다고 하니 민간기업과의 실제 격차는 엄청날 것이 틀림없다.

두말할 것도 없이 공공부문은 4대부문 구조개혁 중 가장 뒤처진 분야다. 전경련은 지난해 7월 정부산하기관이 552개에 이르며 예산규모도 143조원에 달하는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런 방대한 규모의 공공부문 생산성이 민간기업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은 한국경제 전체의 생산성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한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민영화를 서둘러야한다. '세계화'의 파고 속에서 공공부문은 더 이상 경쟁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정부도 공공부문에 거품이 남아있음을 인정하고 있지만 노정(勞政)긴장으로 이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성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형편없는 공기업을 계속 끌어안고 있을 수는 없다.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중대 요인으로 그 비용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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