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에 대한 요즘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하지만 이는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에 플라톤은 '특별히 총명한 모든 아동을 사회적 신분에 관계없이 사회가 양육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의 과학기술 경쟁에서 영재교육이 세계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83년부터 과학고등학교에서 수학.과학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2000년 영재교육 진흥법이 제정되고 시행령이 지난 4월 공포됨에 따라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영재학교, 영재교육원, 영재학급이 설치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영재지도를 위한 기본적인 환경, 예컨데 표준화된 판별 도구 개발, 교육과정 및 교과서와 교수.학습 자료 개발, 영재지도 교사 양성 및 연수 등에 대한 연구.개발은 아직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영재교육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관심은 바람직하다기보다는 영재교육의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특히 영재교육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잘못된 인식과 자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은 위험스런 요소들이다.
영재교육에서는 무엇을 영재성으로 볼 것이냐와 함께 어떤 사람을 영재라고 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자녀에게 영재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관심사겠지만 영재성이 없는 아이에게 영재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본인에게 매우 괴롭고 불행한 일이며, 오히려 일반 교육과정에서 학습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자녀가 영재성이 있다고 속단하기에 앞서 학교 선생님과 주변 사람들이 자녀를 보는 눈을 파악해보고, 영재교육 전문가나 연구기관의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다.
영재성은 키나 몸무게처럼 직접 측정할 수 없지만 관찰 가능한 행동 특성의 측정을 통해 추리해 볼 수 있다. △우선 자신의 또래에 비해 언어 표현이 유창하고 정교하며 풍부하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으며 △인과관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 왜, 어떻게 등의 도발적인 질문을 많이 한다. △현상의 기저에 깔려 있는 원리를 빨리 파악하고 이를 쉽게 일반화한다. △관찰력이 뛰어나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남보다 많은 것을 알아낸다. △독서량이 많으며 성인 수준의 책을 읽는다.
초등학생 가운데 수학 쪽에 영재성이 있는 학생들의 특성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양에 대한 호기심을 일찍부터 가지며, 수학 퍼즐과 게임에 도전 의욕이 강하고 이를 즐긴다.△학습한 내용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시키는 능력이 우수하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생략하는 경향이 있으며 독창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도구로써 구체적인 자료 활용보다 추상적으로 다루려는 경향과 능력을 갖고 있다. △기억력이 뛰어나며 수학적 사실이나 관계, 증명, 문제해결 등에 대한 기억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다. △이미 해결한 문제와 새로 해결할 문제 사이의 관계를 보다 잘 파악하며 독창적인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위에서 든 특성들은 영재라고 해서 모두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것들이다. 주의깊고 꾸준한 관찰을 통해 이러한 특성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 학생은 수학적 영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표준화된 시험 성적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이는 지나친 시야의 제한성 때문에 최소의 도움만을 제공할 뿐이다.
남승인(대구교대 영재교육원 수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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