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평민 출신 이혼녀와의 사랑을 위해 왕관까지 내팽개쳤다고 해서 '세기적 사랑'으로 불리었던 영국 왕 에드워드8세와 윌리스 심프슨 부인의 사랑에 쏟아졌던 세인들의 호기심과 찬사는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었다. 1936년 12월 11일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는 사랑하는 그녀와의 결혼을 위해 '국왕 자리를 포기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왕은 이혼한 여자와 결혼할 수 없다는 영국교회의 규칙 때문에 두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는 그녀를 택해 언론들도 '그녀가 없으면 왕위는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발표를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세기 최대의 사랑'으로 꼽혀온 이들의 로맨스가 그 이후 '세기의 결혼이었나, 실패로 끝난 희대의사기극이었나' 하는 의혹이 일었다.
영국 경찰은 지난 2000년 조사 결과, 1937년 심프슨 부인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한 투서를 입수했으며 그 내용이 거의 사실임을 인정하면서 심프슨 부인의 결혼이 정치적 영향력을 원했던 계획적인 유혹에서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최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윈저 공'이라는 지위로 살았던 그가 사실은 심프슨 부인이 당시 주영 독일대사조아킴 폰 리벤트로프와 외도하면서 '친 나치' 성향을 보여 쫓겨났다고 보도해 충격적이다.
최근 공개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문서에 따르면 심프슨 부인이 리벤트로프와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영국과 미국 사교계에서 얻은 고급비밀정보들을 넘겨주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 영국 정부가 그녀와 함께 윈저 공을 강제로 쫓아냈다고 한다.
▲당시 윈저 공 부부는 영국 정부로부터 독일 측과의 접촉에 신중을 기하고 영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라고 거듭 경고를 받았으나 윈저 공은 대부분 술에 취해 있었고, 심프슨 부인은 이를 무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파리 연락관으로 발령이 났던 윈저 공은 프랑스에서도 그녀가 독일 외무장관으로 승진한 리벤트로프에게 계속 비밀을 넘겨 영국 정부는 그녀의 '친 나치' 성향을 밝히거나 비밀 제공을 막기 위해 윈저 공 부부를 다시 바하마 제도로 추방했다는 것이다.
▲FBI 문서에는 심프슨 부인이 파리의 한 파티에서 손님들에게 윈저 공은 발기불능이며 오직 자신만 특별한 능력으로 성적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한다.
전기작가 고어 비달은 '그는 자신에게 명령하는 사람을 원했고 심프슨은 이에 딱 어울리는 여자였다'고 분석한 바 있지만, 이제 와서 보면 이들의 로맨스는 '세기적 가짜 사랑'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심프슨 부인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친절하고 단순한 윈저 공을 얽어매는 거미줄을 쳤던 '데릴라' '매춘부'라는 비난에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 같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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