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서해 도발-국군병원 합동분향소

입력 2002-07-01 15:48:00

29일 서해교전으로 전사한 해군 장병 4명의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합동분향소에는 30일 이한동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국회의원, 군 장병 등이 방문하는 등 하루종일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 총리 등 국무위원 일행 21명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합동분향소를 방문, 헌화 및 묵념하고 고(故) 윤영하 소령에게 충무무공훈장, 고(故) 조천형(26) 중사 등 사망·실종 병사 4명에게 화랑무공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이 총리는 이어 병실을 찾아 부상장병 19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훌륭하게 싸웠소. 용감했소"라고 짤막한 격려의 말을 건넸다.

앞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한나라당 의원 11명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조문록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고귀한 영령이시어 고이 잠드 소서"라고 남겼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와 한화갑 대표도 이날 오전 8시 40분께 당 소속 의원13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으며, 자민련 김종필 총재도 이날 10시 50분께 동료의원 8명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또 김종곤 12대(79∼81년) 해군참모총장 등 역대 해군참모총장 일행 11명은 이날 오전 10시 5분께 분향소를 찾아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후배전우들의 넋을 기렸다.특히 김 전 총장은 "분하다···분한 일이다. 대치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며 눈물을 훔치며 분노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 밖에 민주당 이인제 전 고문, 신 건 국정원장, 이남신 합참의장, 김판규 육군참모총장, 이팔호 경찰청장 등이 조문했으며 인천 옹진수협조합장 박정재씨 등 일반 시민 10여명도 찾아와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께에는 초등학생 오수빈(13·이매초교 6년)군이 어머니 양혜영(44)씨의 손을 잡고 와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오 군은 "남북이 화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이번 일이 우리 민족이 통일로 가는 평화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으면 한다"며 부상장병들의 상태를 걱정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여야 대표와 대선 후보, 군 장성 등이 보내온 조화 30여개가 진열돼 순국장병들의 애국심을 말없이 대변했다.

분향소는 유가족들의 끊이지 않은 통곡 속에 숙연함이 감돌았으며 일부 유족은 오열 끝에 탈진해 응급실로 옮겨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순국장병 유가족 중 가장 늦은 이날 새벽 1시 50분께 분향소에 도착한 고(故)서후원(22) 중사의 유족 중 어머니 김정숙(48)씨는 하루종일 아들의 이름을 부르짖다 탈진했다.

고(故) 조천형(26) 중사의 어머니 임형순(55)씨도 전날 실신했다 깨어난 뒤에도"우리 아들 어디갔냐"고 목놓아 울어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순직영령 4명에 대한 영결식은 1일 오전 9시 국군수도병원내 의무사령부 체육관에서 열렸으며 유해는 영결식이 끝난 뒤 성남시립화장장에서 화장돼 이날 오후 3시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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