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관전평

입력 2002-06-26 15:12:00

최선을 다해 잘 싸웠다. 비록 졌지만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음을 보여 준 경기였다. 한국의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은 강한 압박과 유기적인 협력 수비로 '높이'를 앞세운 독일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저지했다.

후반 30분 실점 상황은 너무 아쉽다. 최진철과 교체 투입된 이민성이 적극적으로 상대 노이빌레의 센터링을 저지했어야 했는데 다소 거리를 둔 것이 화근이 됐다. 2선에서 침투한 발라크를 놓치면서 결승골이 터졌다.

하지만 이날 우리 수비진들은 센터링에서 헤딩 슛으로 이어지는 독일의 고공 플레이에 훌륭하게 맞섰다. 미드필더들은 최대한 센터링이 올라가지 않도록 1차 제지했고 센터링된 볼도 헤딩 다툼에서 앞서 따냈다.

체력이 고갈난 상태에서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수비 조직력과 투지는 정말 세계에 자랑할 만하다.

반면 미드필드진에서 이어지는 공격은 매끄럽지 못했다. 빠른 패스로 독일의 태클을 피할 수 있었으나 잇따른 패스미스로 스스로 공격의 맥을 끊었다.

황선홍을 가운데 두고 스피드가 있는 이천수와 차두리를 측면에 배치, 개인 돌파와 공간침투를 노렸으나 견고한 독일의 포백에 번번이 막혔다.

체력이 비축된 이천수와 차두리가 좀 더 활발하게 움직였어야 했는데 제 자리를 지키는데 급급했다. 후반 황선홍과 교체 투입된 안정환은 몸이 무거웠다. 이날 두 팀은 초반부터 지나칠 정도로 수비 중심의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초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상대의 고공 플레이를 지나치게 의식, 공격적으로 나가지 못했고 이후 상대 페이스에 말려들어갔다.

독일은 헤딩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센터링이나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 상황에서의 고공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결승에 진출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우리 대표팀이 이룩한 그동안의 성과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백종철 영진여자전문대 여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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