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보 '청산 프로그램'가시화

입력 2002-06-24 14:51:00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24일 당 부패청산대책위원회 간담회 참석에 이어 부패방지위원회를 방문, 부패방지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

노 후보가 밝힌 '청산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그가 이날 함승희·천정배 의원 등과 함께 부패방지위원회를 방문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비리 등에 대한 비판과 DJ와의 절연 등이 보다 강도 높게 추진될 것임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행보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의 청산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한화갑 대표와 미묘한 갈등도 노출되고있어 주목된다.

노 후보가 추진하고있는 청산프로그램은 DJ와의 관계 단절에 맞춰져 있다. 김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 탈당과 아태재단 문제가 핵심이다.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노 후보 측은 김 의원의 탈당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김 의원이 탈당한다면 김 대통령과 민주당과의 관계 단절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노 후보 측은 김 의원의 탈당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날 열린 노 후보와 정치부패근절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그동안 김 의원 탈당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신기남 위원장이 실제로 공론화에 나설지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본인문제"라면서 "당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않는다"며 김 의원 탈당을 공론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반응은 노 후보의 청산 프로그램에 대한 동교동계를 비롯한 당내일각의 거부감과 긴장감을 반영한 것이다.

아태재단 문제는 김 대통령의 퇴임후의 영향력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당내는 물론 청와대에서도 미묘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의원 탈당이 탈DJ화의 상징이라면 아태재단 해체는 퇴임후 DJ의 영향력을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아태재단은 개인재산이 아니다"면서 "구체적인 문제가 있으면 제시하면 되지 어떻게 하나"라며 유보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한 대표는 김 대통령과 담판을 지으라는 요구에 내몰리고 있다. 한 대표는 월드컵이 끝나는 대로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면서도 "비공개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혀 주목되고있다.

노 후보의 청산 프로그램이 그가 극구 부인하는 "김 대통령을 밟고"넘어가는 수순에 이르게 될 지 주목된다. 민주당이 부패청산을 주장하면서 한나라당이 요구하고있는 김 대통령 세아들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제 등에 대해 외면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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