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쓴 맛 유럽 하향세 亞.아프리카 등 변방 약진 절대 강자 없다

입력 2002-06-19 14:45:00

세계 축구가 평준화됐다.지난 15일부터 4일간 펼쳐진 16강전은 '돌풍'과 '이변'으로 점철된 조별리그보다 더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다.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뛰고 있는 축구의 본고장 유럽이 조별리그에서 줄줄이 쓴 맛을 본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맥없이 나가 떨어졌다.

8강 가운데 유럽국가는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터키 등 4개국으로 1, 2자리만 남미 등에 양보했던 과거 양상에 비하면 뚜렷한 하향세. 유럽의 변방인 터키를 제외하면 3개국 뿐이다.

조별리그에서 프랑스,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를 잃었던 유럽은 16강전에서도 이탈리아, 스웨덴, 덴마크, 아일랜드가 떨어져 생존율이 뚝 떨어졌다.

우승후보라던 이탈리아와 '죽음의 조'에서 탈출한 스웨덴은 각각 한국과 세네갈에 나가 떨어져 유럽 축구의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지난 90년 8강에는 아르헨티나(남미), 카메룬(아프리카)을 제외한 6개국이 유럽국가였다. 94년에는 브라질(남미)을 뺀 7개국이, 98년에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제외한 6개국이 유럽국가였다.유럽세의 쇠퇴는 상대적인 '변방 국가'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8강 진입은 이제 유럽과 남미가 분할하던 세계 축구에 아시아의 몫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더구나 한국은 지금까지 아시아 축구가 유럽에 비해 힘과 체력에서 절대 열세라는 '상식'을 비웃듯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를 격파,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일본도 터키에 아깝게 패퇴했지만 유럽 축구에 절대 밀리지 않는 힘과 스피드를 과시, '아시아의 힘'을 떨쳤다.

90년 이탈리아대회때 카메룬이 8강에 올라 가능성을 확인한 아프리카 축구는 이번에도 세네갈이 '검은 돌풍'을 재현했다.

미국의 8강 진입도 '변방의 승리' 가운데 하나로 꼽힐만하다.세계 스포츠를 주름잡고 있지만 유독 축구에서는 후진국 취급을 받던 미국은 자국에서 개최된 94년 대회에서도 16강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당당히 8강까지 치고 올라가 강호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비록 유럽팀이라고는 하나 '본류'로 대접받지 못하던 터키의 8강 진출 역시 예사롭지 않다.

98년 대회에서 2개팀이 8강을 차지했던 남미도 브라질만 외롭게 남아 퇴조의 조짐을 보였다.'변방의 힘'이 8강전에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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