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들 반응

입력 2002-06-19 00:00:00

"장하다! 대한의 아들들아. 잘 싸웠다! 태극 전사들이여".한국이 강호 이탈리아를 극적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순간 세계 각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한국축구가 드디어 세계 정상에 우뚝 솟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60만 재일동포들은 남·북한계를 가릴 것 없이 한마음으로 환호성을 울렸다. 재일동포의 4분의 1 정도가 몰려사는 오사카(大阪) 이쿠노(生野)지역의 속칭 코리아타운 상점가에서는 동포들이 인근 공원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600여명이 함께 경기를 시청하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한 총련계 동포(78)는 "남과 북이 따로 없다. 같은 민족으로서 최고의 날이다"며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교민 300여명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파리시청 광장에 모여 18일 오후 1시30분부터 현지에 생중계된 경기를 함께 지켜봤다.

교민들은 한국 선수들이 선제골을 내준 뒤 불안해하다 후반 막판에 설기현이 동점골을 터뜨리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코레, 코레"를 연발하며 승리의 희망에 젖어 환호했다. 교민들은 마침내 안정환이 골든골을 터뜨리자 "아시아가 유럽을 꺾었다"며 열광했다.

이탈리아 교민 사회는 18일 안정환 선수가 골든골을 터트리며 한국축구사의 영웅으로 부상하자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의 기쁨이 배가됐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탈리아 프로 리그인 '세리에 A'에 최초로 진출한 안 선수의 활약이 낮선 이국에서 생활하는 교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한국인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지 교민들은 이탈리아전의 극적인 승리와 한국의 월드컵 8강 진출에 대한 감격에는 한·일간의 미묘한 경쟁의식과 국민감정도 일부분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란 점을 시인했다.

안 선수에 앞서 페루자에 둥지를 틀어 AS 로마를 거쳐 파르마로 이적한 일본의 축구 스타 나카타에 비해 결코 기량이 뒤지지 않는데도 '눈물 젖은 빵'을 삼켜야 했던 안 선수와 이로 인한 한국에 대한 상대적인 푸대접에 현지 교민들도 안타가운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는 것.

한국과 -12~14시간의 시차인 중남미 대륙의 한국 교민들은 이른 새벽을 아랑곳하지 않고 대사관이나 교민회관 또는 별도의 장소에 모여 대대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멕시코시티 중심가의 대형 이벤트홀인 세뇨리알에 이날 새벽 5시부터 속속 모여들기 시작한 멕시코 교민들은 후반 종료무렵 설기현의 동점골이 터지자 '대~한민국'을 목터져라 외쳤다.

전·후반과 연장 전반마저 무승부로 끝내고 후반들어 안정환의 헤딩슛이 그물을 가르는 순간 교민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꼬레아' '대~한민국'을 외쳤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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