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있을까. 한국 축구가 이렇게 대단할 줄 몰랐다.FIFA 5위 포르투갈을 이긴 데 이어 6위 이탈리아까지 잡았으니 이제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우승후보가 됐다.
경기 초반부터 후반 중반까지 이탈리아의 페이스에 말려 힘든 경기를 펼쳤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와는 달리 경기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으로 한국을 자극, 페이스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전반 초반 설기현이 상대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안정환이 성공시켰다면 이탈리아의 거친 플레이는 제동이 걸렸을텐데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후 이탈리아는 비에리를 최전방에 두고 빠른 공간패스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고 선취골도 넣었다.
반면 한국은 이전 경기와는 달리 롱킥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보였고 패스워크도 원활하지 못해 상대 빗장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상황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던진 승부수가 적중했다. 수비수인 김태영과 김남일, 홍명보를 차례로 빼고 황선홍, 이천수, 차두리를 교체 투입, 공격을 강화했다.
0대1로 뒤진 당시 상황에서 안정환, 설기현 등 지친 공격수를 바꿀 것으로 예상됐지만 히딩크 감독은 '수비의 핵' 홍명보까지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과감한 결단력을 보였다.
결과론이지만 그라운드에 끝까지 남은 설기현과 안정환이 골을 터뜨려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을 다시 한번 빛나게 했다.
이같은 작전이 가능했던 것은 히딩크 감독이 멀티플레이어들을 양성한 덕분이다.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은 유상철과 송종국을 수비수로, 이천수와 박지성을 미드필더로 돌려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물론 이날도 대표선수들의 강철같은 체력이 승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대표팀이 차분하게 8강전에 대비, 국민들에게 더 큰 선물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백종철 영진전문대 여자축구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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