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껏 좋았다. 오늘도 종일 즐거웠다. 모두들 더없이 자랑스럽고 행복한 표정들이었다. '8강'.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꿈같은 8강 진출이 현실로 바뀐 18일 밤. 대구·경북을 비롯한 한반도는 '환희의 밤, 열광의 밤' 그것이었다..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목이 쉬도록 내지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 시도민들은 "이젠 4강을 넘어 결승진출 신화까지 만들자"며 소리쳤다.연장전까지 가는 117분간의 사투끝에 승리의 여신이 한국팀에 미소를 짓자 온땅덩어리는 신명나는 잔치판으로 변했다.
거리는 붉은 함성으로 가득찼고 일제히 열린 아파트 단지 창문을 통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애국가 합창이 울려퍼졌다.남녀노소, 빈부격차, 세대간 대화단절, 지역감정 등 우리사회의 모든 갈등이 한순간에 스러지며 모두가 하나 돼 서로 얼싸안았다.
직장인 최희택(31·대구시 북구 산격동)씨는 "우리 국민들 모두의 땀과 눈물로 일궈낸 승리"라며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는 내친김에 결승전이 치러지는 일본 요코하마로 갈 전략을 짜야한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고생 김세희(17)양은 "대표팀 오빠들 모두에게 뽀뽀해주고 안아주고 싶다"며 "너무 응원에 열중하다 보니 목도 아프고 어지럽기까지 하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나자 대구 도심은 몰려나온 시민들로 축제의 밤이 이어졌고 불꽃놀이와 폭죽 등으로 밤하늘은 대낮처럼 환했다. 포항·경주·안동·구미를 비롯 산골구석까지 열정의 밤은 식을 줄 몰랐다.
흥분과 감격에 못이겨 차문을 열고 태극기를 흔들며 차량 경적을 울리는 시민, 폭죽을 연신 터트리는 아이들, 웃통을 벗어던지고 거리를 뛰어다니는 붉은 악마 등 잠을 못 이룬 시도민들로 대구·경북전역은 붉은색 일색의 대축제장으로 변했다.
열광적인 축제물결은 새벽 3시너머까지 이어졌고 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대구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동성로 거리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밤새도록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를 지켜본 외국어학원 강사 미국인 브랜디 자딘(24·여)씨는 "한국 선수들의 파이팅 모습도 멋있지만 길거리응원 또한 축구의 또다른 맛"이라며 '코리아 빅토리'를 외쳤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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