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대 유럽 사실상 결승전

입력 2002-06-18 15:24:00

2002 한일월드컵대회 8강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우승팀을 기다리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마음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이 탈락한 가운데 전통의 강호인 브라질과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브라질과 잉글랜드는 현재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들이지만 8강전에서 격돌, '빅 매치'를 선사한 채 한 팀은 짐을 싸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당초 4, 8강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독일은 대진운과 함께 경기를 거듭할수록 전력이 다져지면서 우승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월드컵 최다 우승(4회)의 브라질과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오는 21일 시즈오카에서 벌이게 될 대결은 유럽과 남미의 자존심을 건 물러설 수 없는 싸움으로, 사실상 이번 대회 결승전이 될 공산이 크다.

브라질이 잉글랜드에 패할 경우 세계 축구의 양대산맥인 남미세가 이번 월드컵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다, 이 경기의승자가 4강과 결승에서 만나게 될 팀의 면면을 살펴봐도 관심도나 비중면에서 그만한 카드가 없기 때문.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 기존 우승후보들이 대거 탈락한 가운데 현재 8강이 확정된 팀은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세네갈과 17일 나란히 승리한 미국, 브라질을 포함해 6개팀. 나머지 두 자리는 한국-이탈리아, 일본-터키의 대결에 의해 가려진다.

애초에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탈리아는 홈팀인 한국과의 일전을 남겨놓고 있어 8강 진출을 속단할 수 없는데다 한국을 꺾고 스페인과 맞붙더라도 브라질-잉글랜드전보다는 비중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

양팀은 70년 멕시코대회 이후 월드컵 무대에서 한번도 만난 적이 없으며 이번 월드컵에서 32년만에 해후하게 된다. 역대전적에서는 8번을 싸우는 동안 브라질이 잉글랜드에 한번도 패하지 않고 4승4무(월드컵 2승1무, 국가대표팀간 평가전 2승3무)를 기록중.

58년 스웨덴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62년 칠레 월드컵 8강전에서 브라질이 잉글랜드를 3대1로 대파한데 이어 멕시코대회 8강전에서도 '황제' 펠레가 이끈 브라질이 후반 14분 터진 자일징요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했다.

두번을 모두 8강전에서 진 잉글랜드로서는 브라질만 만나면 작아지는 왜소증과 함께 '8강 징크스'까지 시달려온 셈이어서 이번 월드컵에서브라질이라는 거대한 산을 타고 넘을 수 있을지가 팬들의 주목거리다.

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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