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음악회'마친 대구시립국악단 박상진씨

입력 2002-06-18 14:10:00

"월드컵 성공 기원 음악회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가 첫 승은 물론, 16강에 진출했고 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어 성공 축하음악회로 바뀌었습니다. 시리즈 마지막 공연일인 17일은 대 이탈리아전 하루 전이어서 8강진입 기원 음악회까지 마친 셈입니다".

17일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대구시민음악회'를 끝으로 지난해 5월부터 8회에 걸쳐 '월드컵 성공기원 음악회'를 마무리 지은 박상진(동국대 교수) 대구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는 "월드컵의 성공개최는 물론 이 기간동안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대구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는 월드컵과 관련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 예술단체가 장기간 시리즈 공연을 가졌고 매 공연마다 뚜렷한 주제를 부각시켜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의의를 갖고 있다. 또 다양한 내용의 공연을 소화한 대구시립국악단의 역량을보여준 것은 물론, 시립예술단의 빠듯한 예산으로도 기획에 따라 얼마든지 알찬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시리즈 음악회는 지난해 5월3일 일본의 사쿠하치(대금과 비슷한 세로로 부는 악기), 고토(일본 가야금)주자인 요네자와 히로시와 구마자와 에이코씨를 초청, 한·일 전통악기 연주회를 갖는 것으로 시작했다.

2회(2001년 6월21일)에는 중국 연변에서활동하고 있는 김동설(개량 대금) 김용일(장새납:개량 태평소)씨를 초청, 북한의 노래와 연주를 묶어 '화해와 겨레의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가졌다. 당시 북한 연주인의 초청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아 연변대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선족을 통해 북한의음악을 무대에 올리는 기회를 가졌다.

이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우리 것을 알리기 위해 순수 정악만으로 꾸민 '전통음악의 밤', 대구의 풍광과 정서를 표현한 '2001 소리에 담은 대구', 환경을 주제로 한 '자연·인간·환경', '한·일 재즈 콘서트' 등으로 계속됐다.어느 하나 의미를 갖지 않는 것이 없지만 박 지휘자는 '2001 소리에 담은 대구'와 '환경음악회'를 강조했다.

"'2001 소리에 담은 대구'는 대구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으로 대구예술가곡회에 위촉해 대구의 아름다움을 시와 노래로 표현했으며 환경음악회는 이번 월드컵이 경제·문화 월드컵임은 물론 환경월드컵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립국악단은 9월부터 또 다른 시리즈 연주회를 기획하고 있다. 내년 8월 대구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성공기원 음악회'를 시작하는 것.9월17일 첫 연주회때는 민속음악과 무용극으로 꾸미고, 2회때부터는 U대회 조직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대구·경북의 대학과 전국 대도시에서의 순회연주로 마련할 계획이다.

박 지휘자는 "이 대회는 대구에서 치러지는 만큼 대구 시민들에게는 더욱 의미가 크다"며 "눈에 크게 띄지는 않지만 월드컵이나 U대회의 성공을 위해 시립국악단이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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