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특집극 '박종철'-드라마 되살린 민주항쟁 도화선

입력 2002-06-17 14:00:00

"박종철".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이 일어난지 15년. MBC는 박종철의 죽음부터 6월 민주화 운동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다루는 2부작 기획 특집극 '박종철'을 제작, 24일 밤 9시 55분부터 2부작 연속 방송한다.

1987년 1월 14일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물고문 끝에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당시 22세)의 이야기가 처음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시 언어학과 3학년이었던 박종철은 1987년 1월 13일 밤, 수배중이던 학교선배의 소재를 대라는 수사 요원들의 물고문과 전기 고문 끝에 결국다음날 오전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을 조작, 은폐하려 했으나 부검의 황적준씨의 양심선언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로 무산되고 말았다.

고문치사 당일을 전후한 3일과 이 사건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4·13 호헌조치와 맞물려 6월 민주화 운동으로 연결되는 당시 상황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인 이 드라마는 박종철의 아버지 박정기씨, 당시 부검을 담당했다가 양심선언한 법의학자, 김승훈 신부 등 관계자 10여명을 인터뷰했다.

드라마는 매사에 원리 원칙을 지킨 평범한 대학생인 인간 박종철의 따스한 면모를 부각시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드라마 소식을 들은 아버지 박정기씨는 "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죽음이 있는데 종철이의 죽음은 독재 정권에 의한, 그야말로 억울한 죽음"이라며 "이번 드라마가 진실을대중에게 밝힌다는 차원에서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작진은 당시 교내 시위에 관련된 각종 자료를 구해 지금까지 단 한번도 교내에서 드라마 제작이 이뤄진 적 없는 서울대 캠퍼스에서 일부 시위 장면 등을 촬영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출연진도 대부분 신인 연기자가 맡게 된다. 박종철 역에는 고향과 학교가 같으며 외모마저도 흡사한 서울대생 최동성씨가 캐스팅됐다. 월드컵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게 되기까지 시대의 어두움 속에 스러져 빛이 된 그를 6월 끝자락에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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