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연행 해외반응

입력 2002-06-15 15:13:00

○…중국 공안들이 베이징(北京)의 한국 대사관 영사부에 난입, 탈북자를 연행해간 것은 탈북자의 잇단 외국 공관 망명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인내심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독일 일간지 쥐트 도이체 차이퉁이 14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중국 외교부가 베이징 소재 외국 대사관에 탈북자들을 모두 중국 공안에 인도하라고 통보했다고 전하고 이는 탈북자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내력이 한계에 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신문은 중국측이 지난달 탈북자 38명의 한국행을 수수방관한 바 있으나 최근에는 비타협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심지어는 자국 영토가 아닌 외국 대사관 관내로 침입해 탈북자들을 강제로 끌어내는 무리수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또한 신문은 중국 당국이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 북동부에서는 탈북자들을 더욱 가혹하게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이 신문은 중국은 모든 탈북자를 송환한다는 협약을 북한과 체결한 바 있으나 한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으며 강제송환 조치는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中 탈북자 정책 전환기"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중국 공안들의 탈북자 연행과 한국 외교관 폭행 사태에 대해 프랑스언론들은 큰 관심을 표명하며 중국의 탈북자 정책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르몽드지는 15일자에서 국제면인 2면 전체를 할애해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탈북자 사태, 탈북 배경, 국제 비정부민간기구(NGO)들의 탈북자 망명 지원 등을 크게 보도했다.이 신문은 중국이 그동안 외교공관에 진입한 탈북자의 한국행을 허용하는 한편 중-북한 국경지대와 베이징 일대에서 탈북자 단속을 강화해 북한에 송환하는 정책을 병행해왔다고 말했다.그러나 베이징 주재 외교공관 진입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이 통제불능에 가까울정도로 늘어남에 따라 중국은 강경입장으로 선회했으며 이같은 입장 변화는 외국 공관에 대한 중국정부의 탈북자 인도 요구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동독인들 대탈출 연상"

○…미국 언론들은 탈북자 증가현상이 독일 통일로 이어진 1989년 동독인들의 대탈출을 연상시킨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워싱턴 포스트는 한국 영사관에서 발생한 이번 폭력사태는 한반도와 중국이 직면한 위험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1989년 헝가리가 수만명의 동독난민들의 입국을 허용한 결과, 동독 공산주의 붕괴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을 남북한과 중국이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북한 전문가인 니콜라스 에버스태트씨는 탈북자 문제는 헝가리의 동독난민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성격은 같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정권은 국민의 이동과 식량, 사고(思考)를 통제해 권력을 유지한다"며, 그러나 국민의 이동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식량과 사고에 대한 통제력도 잃게 된다고 분석했다.

美 국무부 논평 회피

○…미국 국무부는 14일 중국의 베이징 주재 한국영사관 진입사건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명했으나 외국공관 진입 탈북자들의 인도를 요구하는 중국당국의 통고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일체의 논평과 답변을 회피했다.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도 탈북자 인도요구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통고를 정식 접수했느냐는 물음에 "모르겠다"며 "현재 우리의 외교공관과 영사관에는 어떤 탈북자도 있지 않다"고 직답을 회피했다.리커 대변인은 그렇다면 중국 당국의 그런 통고를 받았을 때 미국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가정을 전제로 한 현안에 답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우리가 그런 통고를 받았는지 여부를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리커 대변인은 외교공관에 대한 불가침권은 "국제관계 규범의 본질적 근간"이라며 "우리는 중국 공안당국이 베이징 주재 한국 공관에 허가없이 진입했다는 보도에 심대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한편 일간 USA 투데이를 비롯해 워싱턴 포스트와 워싱턴 타임스 등 미국 주요언론 매체들은 이날 1면 또는 국제면에 "중국 공안경찰, 탈북자 처리싸고 한국 외교관들과 난투극" 제하의 내용을 주요 기사로 싣고 이와 함께 중국 공안경찰이 집단으로 한국외교관들을 구타하는 사진을 일제히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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