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막내리는 신천환경미술제

입력 2002-06-15 15:18:00

'고품격 미술축제'를 표방한 '신천환경미술축제2002'가 16일 막을 내린다. 신천둔치(수성교~대봉교)에서 16일동안 열린 이번 축제는 매일 1천여명의 시민이 찾아 행사를 즐겼지만, 단순한 '대중적 놀이행사'에 머물렀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도자기체험, 석고모형뜨기, 페이스페인팅 등 몇몇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줄을 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그림그리기에 참석한 아이들의 수도 5천명을 넘어섰다.

천연염색 체험의 경우에도 적지않은 주부들이 참가해 직접 황토염색을 하거나 강의를 요청하는 모습이었다. 주최측은 "매일 유치원에서 단체로 찾아오는 등 축제가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인데도 수준높은 '문화체험의 장'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시민노래자랑,불꽃놀이 등 소모성 프로그램이 많아 여타 축제와의 차별성을 찾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몇몇 전시물을 제외하고 상당수가 조잡하고 질이 떨어져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또 행사 상징물인 '신천 이무기'가 며칠간 전시되다가 사라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주최측은 1천400만원을 들여 의뢰한30m크기의 이무기 모형을 신천에 띄웠다가 바람이 빠지는 바람에 서둘러 철거했다.

대구미술협회 관계자는 "준비기간이 짧은데다 월드컵행사의 일환이어서 기획단계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성의껏 준비했지만, 대중과의 만남이 처음이라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당초 미술협회측은 전시물을 늘리고 순수한 문화체험 행사를 기획했으나, 예산이 태부족(2억원)해 대중행사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것.

노중기 대구미협 사무국장은 "부족한 행사인데도 시민들이 찾아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술인으로서 자부심을느꼈다"면서 "이번 행사의 시행착오를 바탕삼아 내년에 한번더 행사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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