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해외교민 응원

입력 2002-06-15 15:53:00

○...미국내 한인 최대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 교민 수천명은 14일 새벽(미 서부시간) 합동응원을 통해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 등을 외치며 열광했고 한국이 월드컵 16강행 티켓을 따내자 흥분과 감격에 빠져들었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한인들은 16강행이 확정되자 '한국 파이팅' '8강, 4강까지 가자'고 소리쳤으며 일부젊은이들은 경적을 울리고 차안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LA 남부 가든 그로브에서 합동응원을 위해 친구들과 함께 LA로 온 이민 20년째의 이중열(29.컴퓨터판매)씨는"우리나라이니까 열심히 응원했다"며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겨 미국이 폴란드에 지고도 16강에 진출하게 됐으니 미국 친구들에게도 할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민 7년째의 해럴드 김(37.소매업)씨는 "이런 월드컵 열기를 만끽할 수 있는기회가 없겠다싶어 4년간을 기다려왔다"며 "한국이 강팀 이탈리아를 꺾고 8강이상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인 여자친구와 함께 합동응원장을 찾은 크리스 가불라(26.대학생)씨는 "한국 선수들이 포르투갈보다 훨씬 잘했다"며 "미국이 폴란드에 지고도 16강에 진출한것은 한국이 포르투갈을 누른 덕분인 만큼 미국이 한국에 큰 신세를 진 셈"이라고말했다.LA 경찰관들은 알배네 앞 응원 함성이 너무 높자 "한인들의 분위기는 이해하지만 주민들이 밤잠을 설칠 수 있으므로 좀 조용히 응원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런던의 한인 밀집지역인 뉴몰든의 파운틴 펍에 모여 경기를 관전한 한인 200여명은 대사관이 긴급 공수해제공한 태극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 펍 앞에서 영국인들과 함께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시작 1시간여 전부터 펍에 모여들기 시작한 교민들은 경기종료 뒤에도 감격에 겨워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응원을 계속했다.또 런던 시내 헤이마켓 지역에 있는 펍 스포츠카페에서는 150여명의 유학생들이 모여 2층에 태극기를 내걸고 열띤 응원을 펼쳤으며 태극기를 흔들며 도심인 피카딜리서커스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한편 주영 한국대사관은 본국으로부터 태극기 500여장을 긴급 공수받아 한인 밀집지역에 배포한 데 이어 회의실에 전직원이모여 중계방송을 시청하며 응원했다.대사관은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월드컵대회 기념 현수막을 대사관 외벽에 내걸었다.

○...포르투갈의 현지 교민과 상사 주재원 등은 14일 한국팀이 사상 첫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한데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면서도 포르투갈이 희생양에 된 것이 내심 부담스럽다는 난처한 반응을 보였다.

리스본 교외의 최경보 대사관저 잔디밭에 마련된 옥외 대형 TV 앞에서 경기장면을 지켜본 교민 50여명은 대형태극기를 어깨에두르고 수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소리높여 외치는 등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한 교민은 "한국이 승리를 거둔 것은 잘됐지만 공교롭게도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포르투갈이 희생양이 되는 바람에 앞으로 현지 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내심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민응원석에서는 "우리가 져줘도 올라간다" "양국이 동점으로 비겨서 미국에 본떼를 보여줬어야 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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